"이스라엘선 기업 팔면 슈퍼스타…요즈마펀드 부작용 걱정 마라"

입력 2014-03-07 21:28
데이비드 헬러 버텍스 대표


[ 오동혁/허란 기자 ] “요즈마펀드 부작용 걱정하지 마세요.”

데이비드 헬러 버텍스 대표(사진)는 7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벤처투자포럼’에서 ‘한국형 요즈마펀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인력 및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 “큰 문제가 안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헬러 대표는 “벤처기업을 외국기업에 매각하면 기술이 해외로 넘어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력은 그대로 현지에 남아 한 단계 발전된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벤처를 설립하는 ‘연쇄 창업’을 진행하게 된다”며 근거를 들었다. 이어 “이스라엘 벤처를 인수한 구글, 인텔,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이스라엘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1993년 조성한 펀드다.

이스라엘의 수석과학관(Chief Scientist) 시스템도 한국정부가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경제부장관 직속으로 수석과학관을 두고 국가 전체의 과학기술산업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수석과학관의 주요 역할은 민간으로만 진행할 수 없는 혁신기술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투자금의 절반을 부담하면 벤처캐피털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헬러 대표는 “이스라엘 벤처투자 시장과 R&D 시장은 요즈마펀드 등장 전후로 구분된다”며 “요즈마펀드는 수천개의 기술형 벤처들을 키워냈고 이는 R&D 시장을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한국의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기업을 매각하는 사람을 능력 있는 ‘슈퍼스타’로 본다”고 말했다.

1977년 설립된 버텍스는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다.

오동혁/허란 기자 otto8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