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영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모든 SK 계열사의 대표이사에서 사퇴한 데 이어 그룹 회장직에서도 물러난다. 이로써 최 회장은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놓고 SK 경영과는 무관한 대주주로만 남는다. 호칭도 최태원 전 회장으로 바뀐다.
SK 관계자는 5일 “회장직 사퇴에 대한 공식 절차가 있는 건 아니지만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퇴한 취지를 살려 회장직에서도 물러난 것이라는 게 내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 회장은 이달 중 임기가 만료되는 SK(주)와 SK이노베이션 등기이사 외에 임기가 남은 SK하이닉스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최 회장은 2012년 말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직을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에게 물려주고, 그룹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큰 그림’에만 관여하는 전략적 대주주로 남았지만 여전히 ‘회장’으로 불려왔다.
최 회장이 이번에 그룹 내 모든 직함을 내려놓음에 따라 앞으로는 김창근 의장이 실질적인 그룹 대표로 경영 전면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최 회장에 앞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