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이 1년 만에 다시 50%를 넘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50.02%를 기록, 지난해 3월15일 50.14%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50% 선을 회복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등으로 전날보다 1만 원(0.75%) 떨어진 13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대량 매도에 나선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었다. 5일 오전 10시39분 현재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2만1000원(1.60%) 오른 133만6000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외국인은 60억 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으며 기관에 맞섰다. 외국인은 지난 달 18일부터 11 거래일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담아 지분 비중을 높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6400억 원 어치에 달한다.
지난해 6월 만 해도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은 신뢰보다는 불안에 무게가 실렸다. 고가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되면서 삼성전자 수익도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탓이었다.
지난해 6월6일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실은 JP모건의 보고서가 나온 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졌다. 이 영향으로 외국인 지분 비중은 47% 대까지 내려갔다. 2009년 12월1일 47.32%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중이 50%를 회복한 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형 갤럭시S5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한 IT&모바일(IM) 부문 성장과 반도체 부문의 이익 호조가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낙관론이 높다는 것.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매출이 전년보다 3.15% 증가한 235조9161억 원, 영업이익은 0.73% 늘어난 37조545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철저하게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며 "갤럭시S5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는 2분기부터는 시장 눈높이를 채워주는 실적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이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을 때에도 삼성전자가 가진 기초체력(펀더멘탈) 자체는 변함이 없었다" 며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다가 지난 3,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도니 실망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건 한국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것과 연관지어야 한다" 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때 1순위는 늘 삼성전자"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