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투자
저금리 장기화, 부동산 시세차익 기대감 감소, 은퇴 후 안정적 소득원 확보의 필요성 등이 맞물리면서 내집마련 수요를 제외한 부동산투자자의 관심은 수익형 부동산에 쏠려 있다. 특히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노후 대비 투자 대상 1순위로 ‘월세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꼽는다. 공급 증가로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을 대체할 만한 마땅한 상품도 없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임대수익률 연 15% 아파트’ ‘호텔 투자 확정 수익 연 11% ’ ‘월 50만원 임대수익 보장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판촉전 또한 뜨겁다. 투자자의 가슴을 뛰게 하는 분양 상품 홍보 문구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보장 기간이 끝난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임대수익은 고사하고 관리비만 부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공업체 부도로 투자원금을 날리는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높은 관심만큼 꼼꼼한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
수익형 부동산은 입지와 상품 유형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다. 부자들이 선호하는 빌딩은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까지 자금을 필요로 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매력을 앞세운 상가도 마찬가지다. 입지에 따라 10억원을 상회하는 것부터 2억~3억원으로 투자가 가능한 것까지 있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상대적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은 공급과잉 따져봐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그간 소액투자가 가능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올해도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예정된 오피스텔 입주는 4만3339실(서울은 1093실)로 최근 6년 이내 가장 많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제한된 세입자를 놓고 가격경쟁을 벌여야 한다. 임대료가 약세를 보이고 투자수익이 떨어지는 현상이 우려된다. 심지어 신규 입주단지나 임차인의 선호도가 낮은 오피스텔은 대량 공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13년 11월까지 약 13만6000가구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원룸형이다. 물량 공급이 많은 지역은 전세난 속에서도 공실이 날 수 있다. 당연히 수익률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차장 기준이 대폭 강화되면서 도시형생활주택의 신축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이 공급 과다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소액 투자자를 겨냥한 수익보장형 분양형 호텔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과히 우후죽순이라 할 만하다.
특히 중국관광객 증가에 따른 숙박시설 부족이 지적된 제주도를 중심으로 분양형 호텔이 많이 나온다. 이들은 연 10%대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하며 분양 판촉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제주권에 객실이 부족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신규로 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곳만 지난해 6곳에 달했다. 올해도 새로운 호텔이 분양에 나서고 있다. 건립 중인 호텔들이 준공될 즈음에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보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특히 약속된 수익 보장 기간이 종료된 후의 수익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양형 호텔에 투자할 때는 호텔의 입지 조건뿐만 아니라 호텔운영사의 능력, 시행사의 안정성에 대한 검토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상가투자 주목…목표 수익률은 냉정히 점검해봐야
상가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투자자의 관심이 높을 것이다. 상가 투자자들은 임대수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선별 투자에 나서야 한다. 배후단지가 풍부한 단지 내 상가가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고 유동인구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힘든 ‘항아리형’ 스트리트 상가, 위례신도시나 동탄2신도시 등 대규모 인기 택지개발지구 상가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익형 상품을 찾는 수요는 꾸준한 데 비해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투자물건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높은 임대수익 상품을 찾는 수요자들이 저점 매수가 가능한 경매물건에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 투자자라면 기존 거래시장에서 매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매시장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경매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대행업체를 구할 만하다. 매매가격의 1% 정도 비용으로 매물 탐색과 법적인 문제까지 해결해 준다.
다만 상가에 투자할 때는 거시경제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한국은 자영업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터키, 그리스, 멕시코 다음으로 높다. 자영업자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경기 악화가 심화될 경우 임대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세입자들의 영업이익이 떨어지면 임대료를 지급할 능력도 감소해 상가 주인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토지시장은 상당히 안정세에 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행정수도 건설이나 공기업의 지방 혁신도시 이전 등으로 전국의 땅값이 오른 뒤 하락도 없고 이렇다 할 상승도 없다. 앞으로도 큰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인근 지역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광범위한 영향은 없고 국지적이다. 단기적인 재료로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땅 투자에 주의해야 할 지점이 여기에 있다. 시장이 너무 안정세다 보니 투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길 수 있다. 이에 따라 땅 투자에 나설 때는 출구시점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임대사업은 소득 노출에 따른 세부담 대비해야
작년 한 해 동안 주택 매매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연 3.5%, 다가구주택은 평균 연 5.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택임대사업 관심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임대사업은 투자자 대부분이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모두 집에서 살고 어떤 집이 좋은 집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임대사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도 전셋값 상승, 보증부 월세 거래증가 등으로 좋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월세매물 증가에 따라 월세 전환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중소형아파트 매매가 강세로 투자금 부담이 증가해 아파트 임대수익률이 예상보다 나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주택임대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에 따라 주거용 임대시장 투명화를 위한 정책방안이 계속 논의 중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부안에 따르면 월세를 받아 소득을 올리는 집주인에게 세금을 강화할 방침이다. 2주택 이하 보유자로서 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14% 단일세율로 소득세를 분리과세한다. 세법상 사업자 등록의무도 면제된다. 하지만 3주택 이상자나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라면 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된다. 게다가 무주택 월세 세입자들은 소득공제를 받기 때문에 집주인 소득이 노출될 확률이 많다. 이런 정책상의 변화를 잘 살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
김희선 <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 전무이사 khs5611@hotmail.c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