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성공 얽매이지 말고 초심으로 경영난 타개
취항지 140곳 이상으로 초일류 항공사 목표달성"
[ 이미아 기자 ]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정신을 되살리고, 한마음으로 뭉쳐 5년 뒤엔 초일류 항공사로 거듭납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3일 격납고에서 열린 대한항공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송보국’은 그룹 창업주이자 조 회장의 부친인 고 조중훈 회장의 창업 이념이다.
임직원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올해 기념식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기념식 장소부터 본사 강당이 아닌 김포공항 근처 비행기 격납고였다.
대한항공 측은 “격납고에서 행사를 치른 것은 임직원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 창업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고 경영 위기를 함께 타파해 나가자는 뜻”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격납고에서 창립기념식을 연 것은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2009년과 올해 기념식이 갖는 공통점은 그 전 해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9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5년 뒤인 지난해 일본 노선 부진에다 화물 분야 저조로 176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조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식에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과거의 성공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자만하지 말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최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팀을 예로 들며 “하나가 됐을 때 어느 팀보다 강했던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처럼 한마음으로 밀어주고 이끌며 진정한 하나를 이루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9년엔 반드시 초일류 항공사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하며 2009년 창립 40주년 당시 제시했던 ‘2019 경영목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보유 대수를 올해 150대에서 2019년까지 180대 이상으로 늘리고, 현재 44개국 112개 도시인 취항지 수를 5년 뒤엔 14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한항공은 1969년 국영 대한항공 공사가 민영화된 뒤 한진그룹에 인수되면서 보유 항공기 8대의 소형 항공사로 출범했다. 지난 2월 말 현재 연간 이용 여객 수는 2282만명, 수송 화물량은 159만t으로 1969년 초창기 대비 각각 33배, 531배 급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