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품위유지·여가·유흥…비자금 꼭 필요하죠

입력 2014-03-03 20:50
수정 2014-03-04 04:02
직장인 528명 설문


[ 임현우 기자 ] 직장인 네 명 중 세 명은 가족 몰래 비자금을 만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28일~이달 2일 직장인 528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6.5%가 비자금을 만든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비자금을 조성한 남성(80.5%)이 여성(71.2%)보다 훨씬 많았다.

직장인에게 비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91.7%가 ‘그렇다’고 답했다. 비자금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성(性), 연령, 직급에 상관없이 ‘그렇다’는 대답이 90% 안팎에 달했다.

비자금이 필요한 이유로는 ‘품위 유지, 유흥, 여가’라는 답변이 33.5%로 가장 많았다. ‘경조사비 등 불규칙한 지출’(30.4%), ‘의료비 등 비상시 지출 대비’(17.6%), ‘미래에 대비한 재테크’(12.4%) 등이 뒤를 이었다. ‘가족에게 모든 소득이 공개되는 게 싫어서’라는 응답자도 4.5%를 기록했다.

비자금 목적에 대해서는 남성과 여성의 답변에 차이가 많았다. ‘품위 유지, 유흥, 여가’라고 답한 비중에선 남성(43.3%)이 여성(20.6%)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의료비 등 비상시 지출 대비’ 응답은 여성(26.3%)이 남성(10.9%)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직급별로도 비자금 조성 목적이 달랐다. ‘경조사비 등에 활용한다’는 응답은 사원급에서는 28.2%에 그쳤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높아져 임원급에선 44.4%에 달했다. ‘품위 유지’ 응답은 사원·대리급에선 20~30%대에 그쳤지만 차장·부장급에선 40%를 웃돌았다.

비자금을 조성하는 주된 방법으로는 ‘성과급’을 꼽은 사람이 41.1%로 제일 많았다. 이어 ‘출장비’(15.1%) ‘복리후생비’(12.9%) ‘경조사 때 받은 돈’(9.7%) ‘연말정산 환급금’(8.7%) 등의 순이었다. ‘물건 구매가격을 부풀리거나 몰래 환불받는다’는 답변도 7.2%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