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뒤땅쳐 물에 '풍덩'…혼다클래식 연장서 헨리에게 역전패
웹은 우드 잡고 욕심내다 한순간 '와르르'
긴 클럽으로 그립 내려잡고 볼부터 맞혀야
[ 한은구 기자 ]
미국 PGA와 LPGA투어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캐리 웹(호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페어웨이 벙커샷 실수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픔을 겪었다.
매킬로이는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코스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혼다클래식 마지막날 1타 차 선두를 달리다 16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해저드로 들어가며 공동 선두를 허용, 연장전에서 러셀 헨리(미국)에게 패했다.
이에 앞서 웹은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에서 열린 미 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 마지막날 공동 선두를 달리다 18번홀(파5)에서 티샷이 벙커로 들어가자 우드로 무리하게 꺼내려다 벙커턱에 걸려 벙커 탈출에 실패하면서 1타 차로 연장전에도 나가지 못했다.
○프로도 실수하는 페어웨이 벙커샷
매킬로이는 16번홀 페어웨이 벙커에서 홀까지 192야드를 남겨뒀다. 그린까지 가기 위해서는 해저드를 넘겨야 했다. 조금만 공이 오른쪽으로 밀려도 해저드행이다. 평소라면 매킬로이에겐 ‘식은 죽 먹기’ 같은 샷이었지만 당시 상황은 심적인 부담이 컸다.
2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매킬로이는 샷이 흔들리면서 15번홀까지 2타를 잃고 1타 차 선두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쫓기는 입장이 된 매킬로이는 페어웨이 벙커에서 볼부터 먼저 때리지 못하고 뒤땅을 쳤다. 본인도 실수를 감지한 듯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매킬로이의 공은 145야드 정도밖에 날아가지 못했고 그린 앞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매킬로이는 이 홀의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고 결국 헨리, 라이언 파머(미국), 러셀 녹스(스코틀랜드) 등 4명과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버디를 잡은 헨리에게 무릎을 꿇었다.
○무리한 클럽 선택이 화근
웹은 무리한 벙커 탈출 시도가 화근이었다. 3타 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홀에서 공동 선두가 된 웹은 버디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공을 그린에 최대한 가깝게 보내기 위해 우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웹이 타깃 방향을 보기 위해 껑충껑충 뛸 정도로 벙커턱이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클럽 선택이었다. 우승했던 폴라 크리머(미국)가 똑같은 벙커에서 9번 아이언으로 공을 빼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웹의 우드샷은 게다가 토핑샷이 되면서 공을 띄우지도 못했고 벙커턱을 맞고 다시 벙커로 굴러내려왔다. 웹 역시 경기 후 “(우드 선택은) 매우 나쁜 결정이었다”고 후회했다.
○페어웨이 벙커샷 4대 키워드
아마추어 골퍼는 톱프로들의 페어웨이 벙커샷 실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골프잡지 골프다이제스트에 ‘페어웨이 벙커샷의 4대 키워드’를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첫째로 발을 모래 속에 단단히 고정하라고 했다. 하체가 안정돼야 볼을 정확히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클럽 선택이다. 스트리커는 “일단 벙커턱이 높으면 탈출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고 벙커턱에 문제가 없으면 평소보다 긴 클럽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주저하지 말고 공격적인 스윙을 할 필요가 있다. 스트리커는 “모래에서 볼을 치면 주저하게 되고 볼을 맞히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임팩트 이후에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스윙을 못한다”며 “스윙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볼을 먼저 맞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드레스 때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발이 모래 속으로 들어간 것을 감안해 그립을 조금 내려 잡아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