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로 남성 봄·여름 컬렉션, 거친듯 섬세하게 남성미를 살리다

입력 2014-03-01 03:10
Luxury & Style


[ 민지혜 기자 ]
세련된 남성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봤을 법한 ‘화려한 재킷’은 ‘에트로 남성’의 대표 제품이다. ‘에트로 남성’은 에트로의 남성복 브랜드. 고급스러운 페이즐리 무늬를 바탕에 깐 재킷과 머플러, 셔츠 등은 패션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포인트 아이템이다.

멕시코 전통 승마에서 영감…바랜 가죽으로 셔츠·재킷 제작

에트로 남성의 올 봄·여름 컬렉션은 멕시코의 전통적인 승마 기수 축제 ‘차레리아(Charreria)’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낡고 바랜 듯한 가죽을 셔츠와 재킷, 신발로 만들었고 정교하게 이어붙인 원단들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특히 전통적인 마구 제조 기술로 알려진 가죽 세공 기법으로 옷과 액세서리를 만든 것이 이번 컬렉션의 특징이다.

에트로의 상징이기도 한 페이즐리 무늬는 빈티지한 가죽 셔츠와 재킷, 바지 등에 은은하게 담겨 있다. 때로는 화려한 느낌을, 때로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오래된 밀랍 코팅 가죽으로 제작된 셔츠와 재킷에서 페이즐리 무늬를 찾아볼 수 있다. 또 가죽 위에 레이저 커팅 방식으로 페이즐리 무늬를 수놓기도 했다.


페이즐리 무늬로 화려하고 클래식하게

왁싱 처리가 된 가죽 소재는 여러 아이템에 활용됐는데 몸에 딱 붙는 재킷과 바지의 디자인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마치 미국 서부에서 온 듯한 남성미 물씬 나는 아이템들이 많은데 보드랍게 부풀린 스웨이드 가죽을 이용한 인타르시아(쪽매붙임 상감기법·바탕색으로 짠 편직물의 속에 다른 색으로 짠 무늬를 끼워 넣은 것처럼 짜맞추는 기법)는 캔버스 소재의 트렌치코트부터 면바지, 슈트 등에 활용됐다. 알칸타라(alcantara·스웨이드와 비슷하지만 더 부드러운 고급 가죽 소재) 원단으로도 인타르시아 기법을 적용했다. 또 메탈 소재의 동전 같은 장식, 동물 모양의 메달 장식 체인 등은 바지 곳곳에 포인트로 등장한다.

전체적인 옷의 실루엣은 몸에 딱 붙는 슬림형이다. 다리에 꼭 맞는 바지, 인타르시아 기법으로 몸의 윤곽을 더 돋보이게 하는 재킷 등을 만든 것. 어깨에 패드를 덧댄 재킷은 남성미를 강조해주고, 스웨이드를 덧댄 면 소재의 피케 폴로 셔츠에서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전통+현대적 요소 혼합…몸에 딱 붙는 슬림핏

늘 전통과 현대적 요소를 적절하게 혼합해 만들었던 에트로 남성은 올해에도 다양한 소재와 패턴, 실루엣을 활용해 믹스 매치 감각을 선보였다. 재킷, 베스트, 바지 등 3피스로 이뤄진 슈트는 전체적으로 인타르시아 기법과 가죽 스티칭을 활용했다. 스웨이드 또는 안장에 사용하는 가죽으로 끝 부분을 파이핑 처리, 포인트를 준 것이다.

화려한 무늬도 등장한다. 마치 손으로 그린 것처럼 말, 곰 등을 셔츠와 재킷에 그려넣었다. 이는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예술가들이 만든 ‘나이브 아트’ 작품이기도 하다. 색상은 오렌지 컬러가 주를 이뤘다. 말의 안장 색상이기도 한 오렌지는 화이트, 카멜, 브라운 등과 다 멋스럽게 어울린다.

메탈소재 장식으로 바지 곳곳에 포인트

액세서리는 멕시칸의 전통에서 영감을 얻었다. 밀짚과 가죽으로 만들어진 솜브레로(sombreros·챙이 넓은 멕시칸 모자)는 전문 기술을 갖춘 장인이 재해석해냈다. 바스락거리는 리넨 소재의 스카프 위에 화려한 스웨이드 자수를 손으로 수놓았다. 또 불에 달구어 무늬를 찍어넣은 안장에서 영감을 받아 안장 무늬를 새긴 송아지 가죽으로 여행용 가방과 카우보이 부츠 등을 만들었다.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화려한 색상의 페이즐리와 함께 그레이·블랙 등 무채색 계열의 페이즐리도 선보였다. 중요한 저녁 파티 자리에 어울릴 법한 블랙 톤의 슈트 등이 대표적이다. 벨트, 카우보이 부츠, 솜브레로(창이 크고 용두가 높이 솟은 모자)와 슈트 등은 여러 가지 옷에 어울릴 수 있는 아이템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