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 3기 청년창업사관학교 256명 '빛나는 졸업장'
기술·자금 등 토털 지원 창업요람…2013년 126억 매출·689명 고용
鄭총리 "그대들이 창조경제 핵심"…중기청, 상반기 천안에 추가 개소
[ 은정진 기자 ]
1회용 주사기 업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김종욱 씨는 2012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1회용 주사기의 단점인 ‘주삿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2차감염’ ‘유리 파편의 체내 유입’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들고 나온 퇴직금 1000만원을 시제품 금형을 만드는 데 쏟아부었다. 하지만 제조기술이 부족해 모두 날렸다. 아내에게 퇴직 사실을 숨겼던 그는 PC방을 전전하다 지난해 2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했고 곧바로 아이엠티코리아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어렵게 만난 한 기술자를 통해 지난해 7월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가 개발한 주사기는 세계 최초의 ‘2중 필터 1회용 주사기’다. 주사 내용물을 넣을 때나 뺄 때 두 번의 여과를 거치기 때문에 유리 파편이나 이물질을 확실히 걸러낼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전 직장인 태영메디칼과 3000만원어치 시제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입소문이 돌면서 전국의 의료기기 유통업체들로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영업밖에 모르던 내가 아이디어 하나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가 특허, 재무, 회계 등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면 시제품조차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오는 6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가 본격화되면 올해 1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처럼 창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 기업인들을 육성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식(3기)이 28일 경기 안산시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열렸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년간 성과를 낸 청년창업가들의 제품을 전시하고 졸업생들의 새 출발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정 총리는 “청년창업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창업선도대학과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있는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통해 젊은 창업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 튼튼한 창업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꿈을 이뤘다는 조상하 루이초 대표(31)는 졸업식장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시각디자인과 교수인 아버지는 유학을 권유했지만 뿌리치고 아버지의 거울반사 작품을 모티브로 한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며 “전시에 그치던 예술 작품을 상업성이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번 졸업식에선 청년창업가 256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입교자 수는 301명으로 지난해보다 80여명 늘었으나 1, 2차 중간평가와 졸업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져 45명이 중간에 퇴교했다. 세 차례 어려운 관문을 뚫은 3기 졸업생들은 지난해 총 12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89명의 일자리까지 만들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도 489건 획득했다.
박철규 이사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정부의 ‘창업자 1만3000명 육성계획’의 핵심 전초기지”라며 “지방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광주, 경남 양산, 경남 창원에 이어 상반기 중 천안에도 충남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산=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