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18> 논술 유형 탐구- 비교하기 (1)

입력 2014-02-28 18:06
이제 공통점 찾기에 이어 두 번째 유형인 비교하기를 설명할 때가 왔군요. 공통점 찾기에 비해 알아두어야 할 점이 좀 더 많답니다. 더 어렵기도 하고요.

기본적인 문제 유형부터 알아볼까요? 비교하기는 문제의 유형이 좀 더 세분화되거든요. ①두 제시문 간의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 ②특정한 기준 a에 대해 두 제시문이 갖는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 ③특정한 기준 a에 대해 세 제시문 간의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 ④복수의 제시문 간의 관점을 2개씩 묶어서 비교하라는 문제.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복잡한 유형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①번 형태가 적용되는 방식이 다를 뿐, 모두 ①번의 변이에 불과합니다. ③번 유형의 경우 연세대가 전통적으로 내는 방식이었지만, 작년에는 포기했더군요. (즉, 연대는 문제 유형을 고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비교하기는 언제나 독해의 기본이 되는 훈련이므로 훗날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친구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보면 우리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알아야 할 사실들이 좀 있습니다. 우선, 비교를 위해서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기준에 따라서 양갈래의 방향성을 지닌 서로 다른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을 놓고 비교한다고 봅시다. 이 두 개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통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남성적이고 저것은 여성적이야’라고 단순히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대개의 논술 제시문들은 특정한 주제나 문제의식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은 제시문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 특정한 주제나 문제의식이 무엇인지 맞히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흔히 두 제시문 간의 ‘공통점’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남성과 여성은 모두 인간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요. 하지만, 성별이 다릅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둘 다 인간이지만, 성별이 달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공통점도 쓸까요?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므로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생글경시대회를 보면, 몇몇 친구들은 ‘비교하시오’라는 논제에 대해 ‘공통점은 이거다. 하지만, 이런 차이점이 있다’는 식으로 결론을 쓰곤 합니다. 대략 전체 답안의 20~30%를 차지하는 듯합니다. 아직도 이렇게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실제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논술 동영상을 보면 이렇게 답안을 작성하는 강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비교를 요구하면 비교만 찾는 것이 원칙입니다. 공통점마저 찾으라는 문제는 아예 <공통점(유사점)과 차이점을 찾으시오>라는 조건을 갖습니다. 즉, 아예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위권 대학의 고난이도 문제 유형 중 하나이지요.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은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유형을 매우 즐긴답니다. (물론, 이 유형에 대해서는 나중에 배우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굳이 ‘비교하기’와 같은 단순한 문제에 공통점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공통된 소재로서의 기준을 쓰는 것뿐입니다.

비교하기를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들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서로 양립하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세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문제의식들이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양립하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가 비교를 위해 종종 사용하는 기준틀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특정한 기준에 대해 2개의 해답이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 2개가 서로 각자의 대립쌍을 이루겠지요. 다음처럼요.


이것들을 더 많이 익혀두는 것이 훗날 비교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인 표현(ex. 유전의 힘/교육의 힘)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개념화한 표현, 예를 들어 ‘선천적/후천적’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훨씬 포괄적이겠지요. 물론, 언제나 이렇게 명사형이 대립되느냐!?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표현해야 하는 결론의 형식은 다음의 두 가지로 나뉜답니다.


답은 어떻게 써도 상관없지만, 상위권으로 갈수록 오른쪽과 같이 명사형의 대립된 결론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더 어렵기도 하고요.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실전 문제를 풀어보면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이제 구체적인 답안 서술을 어떻게 하는지 보지요. 비교하기 구조 역시 공통점 찾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순서상으로는 물론 공통점 찾기와 마찬가지로 결론부터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은 공통 기준과 방향을 모두 담아야 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형태가 주로 쓰이곤 합니다. 이 방식 중 자신의 맘에 드는 것 1~2개만 제대로 익혀도 문제는 없습니다. 어차피 기준과 방향만 정확히 제시되면 됩니다.


여기서 생략하기란 말 그대로 분류 내용을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이 너무 길어질 것을 염려해 아예 제시문 요약시 제시하는 것이지요. 대신 그래도 기준은 분명히 제시해야 합니다. 그저 의미없이 “두 제시문은 서로 상반된다.”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지요. 자, 이런 방식도 있습니다.


이 방식도 꽤 명료하게 비교가 성립합니다. 그럼, 이제 예를 들어서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 답은 모두 같은 내용의 답이랍니다.

표현 방식이 이리도 다를 수 있지요.

① 두 제시문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위계가 존재하느냐(=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② 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우열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동등한지에 따라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③ 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인간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A와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B로 나뉜다. ④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제시문 A는 인간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B는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한다. 오늘은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좀 많았지요? 그래도, 한 번 알아두면 나중에 반복적으로 쓸 수 있는 내용이니 반드시 체크해 두세요. 이번 시간에 배운 비교하기 유형의 이론에 관한 <정리된 PDF>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 이름과 학생 이름을 적어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