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카톡에 애들 사진 올리는 이유?"

입력 2014-02-28 11:35
수정 2014-02-28 11:36
웃음을 자아내며 무릎을 탁 치게 하지만 출처불명의 ‘SNS (인터넷) 전용 10계명’을 가끔 접합니다. 이들은 정색할 필요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데다 새겨 두면 때로 명심보감이 되는 게 특징입니다.

최근 흔히 ‘1970년대 이효리’라고 불리는 베테랑 코미디언 권귀옥씨로 부터 ‘50대 아줌마가 되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란 금언록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주로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면서 금해야 할 행동들을 지적하고 있고 몇 가지를 거론 하면 이렇습니다.

“40대 인척 하지마라. 모두 다 알고 있다” “제발 화장하고 다녀라. 이제 생얼은 청순하지 않고 X팔리는 나이다” “사람 많은데서 오빠라고 하지 마라, 듣는 오빠 기분 나쁘다” “바가지 긁지 마라. 남편 퇴근이 늦으면 이제 좋아할 나이다”

금언록 가운데 일곱 번째에 현대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과 관련해 말리는 금지어도 등장하는데요. “카카오톡에 애들 사진이나 음식사진 올리지 마라. 당신 얘기 쓰는 페이지다”라는 내용입니다.

실제 50대 나이에 접어든 여성이 카카오톡 등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에 대해 “아들 딸 사진 말고 20대 30대 처럼 셀카를 올리라”고 금언집은 정중하게 충고하는 셈입니다. “왜 이럴까?”

나이든 여성들이 이처럼 행동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조사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연구를 진행한 곳은 한국이 아니고 미국의 뉴욕시립대 등입니다.

연구테마는 셀프카메라의 준말로 자신 얼굴이나 모습을 촬영하는 행동이나 사진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 ‘셀카’와 관련하고 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셀카를 자화상이란 뜻의 '셀피' (selfie)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2014년 2월의 마지막날 28일 새벽 미국 CNN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립대 등 연구팀은 정보기술 IT발달과 더불어 일상이 된 이 셀카가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성별과 연령대 사이에 주목할 만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지난 6개월 간 태국 방콕, 독일 베를린, 러시아 모스크바, 뉴욕, 브라질 상파울루 5개 국제적인 도시의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사진을 조사했다 하고요.

그 결과, 예상 대로 성별 촬영 및 게재 수는 여성의 평균이 남성을 압도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컨대 여성 비율은 방콕 55.2%, 베를린 59.4%, 뉴욕 61.6%, 상파울루 65.4%, 모스크바 82.0% 순으로 높다는 조사입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공유 사진에서 자신 얼굴만 촬영한 순수 셀카 비율은 전체의 3.5%에 불과했다는 분석입니다. 나머지는 발 등 다른 신체 부위와 친구, 애완동물, 음식, 가구, 자동차, 기념물 등이었고요.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나이 마흔을 넘으면 셀카를 찍는 비율에서 남성이 여성을 추월해 더 많아진다는 게 지적됐습니다. 다른 말로 여성의 셀카 촬영 비율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뚝’ 소리가 난다는 얘깁니다.

뉴욕시립대 등 연구팀은 그 이유로 “마흔을 고비로 여자가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져 셀카를 멀리하게 된다는 것”을 꼽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나온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내 인터넷에서 떠도는 50대 여성의 금언록 가운데 ‘카카오톡에 자식 사진이나 음식사진 올리지 마라’를 반증하는 대목으로 여겨집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