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첫 참가서 기조연설
값 싼 인터넷 보급시켜
모든 사람 연결할 것
[ 전설리 기자 ]
“와츠앱은 190억달러(약 20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201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10억명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의 성장성이 높다고 강조한 것이다.
MWC에 처음 참석한 저커버그는 회색 티셔츠와 검은 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나 기조연설과 토론을 했다. “내 목표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 모든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를 알리는 데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썼다.
◆10억명에 제공하는 서비스
페이스북은 지난 19일 직원이 55명에 불과한 와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했다. 인수금액이 커 관심이 높았다. 저커버그는 이와 관련해 “와츠앱은 현재 수익이 거의 없지만 세계 10억명을 연결한 서비스는 드물다”며 “와츠앱의 가치는 190억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와츠앱 인수 배경에 대해선 “세계를 연결하고자 하는 페이스북의 비전과 잘 맞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와츠앱은 현존하는 가장 매력적인 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카카오톡이 이용자당 1~2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며 “와츠앱이 성장하도록 도우면 큰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상 모든 사람을 연결하는 꿈
저커버그는 또 “911 응급전화와 같이 긴급한 상황에서 누구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인터넷닷오알지 사업을 소개했다.
인터넷닷오알지는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세계인들이 보다 싸고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력체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 주도로 설립됐다. 삼성 노키아 퀄컴 에릭슨 등이 참여했다.
저커버그는 “현재 세계 인구 3분의 1인 27억명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나머지 50억명은 인터넷을 접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 국민은 1년에 스마트폰 인터넷(데이터) 요금으로만 수백달러를 쓰지만 개발도상국 국민에겐 너무 비싸다”며 “인터넷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페이스북이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했다. “개발도상국의 인터넷 접속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면 해당 국가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1억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과 필리핀 통신사 글로브가 맺은 파트너십도 소개했다. 두 회사는 특정 요금제를 이용하면 페이스북과 페이스북 메신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그는 “페이스북과 결합 요금제를 판매하거나 저렴한 데이터를 보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통신사들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