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귀재'가 들려주는 성공투자 5대 원칙…버핏 "거품 붕괴로 사람들 떠날 때 난 투자했다"

입력 2014-02-25 21:33
수정 2014-02-26 04:21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미래 가치에 집중하라
자산가치 예측은 투기
시세판에 일희일비 말라
전문가 전망은 무시하라


[ 뉴욕=유창재 기자 ]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은 1986년 자신의 고향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인근의 한 농장을 사들였다. 1973~1981년 미국 중서부의 농장 가격은 폭등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팽배했던 데다 은행들도 대출 규제를 크게 완화했기 때문이다.

거품은 곧 붕괴됐고, 버핏 회장은 400에이커(약 1621만㎡)의 농장을 평소보다 50% 이상 싼 28만달러에 매입할 수 있었다. 28년이 지난 현재 이 농장 가격은 5배 이상 뛰었고, 농작물 판매에 따른 연수익은 당시보다 세 배 이상 많아졌다.

버핏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 농장과 1993년 사들인 뉴욕대 인근 상가 건물 등 두 개의 작은 부동산 투자 사례가 자신의 주식 투자 원칙을 잘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역시 거품 붕괴 직후 싼값에 사들인 뉴욕대 인근 상가도 현재 투자금의 35%에 달하는 임대료 수익을 매년 내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투자금의 150%에 달하는 배당을 받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 다섯 가지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만족할 만한 투자 수익을 위해 꼭 관련 분야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는 농장을 사들일 때 농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다만 단순계산으로 농장이 매년 투자금의 10% 수익을 낼 수 있다고만 판단했다. 버핏 회장은 “전문지식이 없으면 한계를 인정하고 장기 가치에 집중하면 된다”고 썼다.

둘째는 투자자산의 미래 생산성(가치)에 집중하라는 것. 뉴욕대 인근 상가는 투자 당시 이미 연 10%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내고 있었다. 버핏 회장은 관리 효율성을 높이면 훨씬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세 번째 원칙은 미래 자산 가격을 예측하려 하지 말라는 것. 그는 “자산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투기”라고 했다. 이어 “투기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성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원칙은 단기 가격 동향에 신경쓰지 말라는 것. 그는 “(스포츠 경기에서) 점수판만 들여다보는 선수보다 경기장에 집중하는 선수가 승리한다”고 말했다. 매일의 주가 동향 대신 사업 자체를 보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전망을 무시하라고 조언했다. 버핏 회장은 “1986년과 1993년 거시경제 뉴스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어떤 뉴스가 나왔건 네브래스카의 옥수수가 자라고 뉴욕대에 학생들이 몰릴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