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일 솔라루체 사장
부품 규격 달라 성능저하
모듈화로 라인업 새로 갖춰
2013년 매출 400억원 달성
[ 안재광 기자 ] 솔라루체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국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기기 생산업체다. 직원 220여명이 지난해 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뒀다.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에는 공공조달 시장뿐만 아니라 민간 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50여개 ‘솔라루체’ 대리점을 확보했다.
수백개의 영세 업체가 난립한 LED 조명기기 시장에서 솔라루체가 두각을 나타낸 직접적인 계기는 2007년에 추진한 ‘모듈화 작업’이었다. 당시 솔라루체는 일본에 수출한 LED 형광등 4억원어치를 전량 회수하는 결단을 했다. 1년도 채 쓰지 않은 제품에서 밝기가 떨어지는 등 성능 저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용일 솔라루체 사장(사진)은 “부품 규격이 각각 다르다 보니 생긴 현상”이라며 “당시에는 막대한 손실을 봤지만 이를 계기로 규격이 제각각인 LED 조명기기를 통일하는 모듈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라루체는 지난 5~6년 동안 모듈화 작업을 진행해 LED 형광등과 슬림형 평판등, 다운라이트 램프 등 제품 라인업의 대부분을 갖췄다. 잘 팔리는 몇몇 제품만 생산하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모듈로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사양을 바꿔 신제품을 내놓기가 쉽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잘 팔리는 제품은 사업부를 떼어내 법인을 만들고, 이런 회사가 여럿이 되면 공통으로 쓰이는 부품만 전담 생산하는 회사도 만들 것”이라며 “2020년까지 부품별, 제품별 LED 조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 사장은 또 “LED 조명기기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검증된 제품인데도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수조원씩 들여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LED 조명기기 구입에 보조금을 주는 게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LED 조명기기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어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제한된다”며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오스람 GE 등은 물론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