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강성모 총장, 25일 간담회서 공학교육혁신안 발표
논문위주 교수평가에 특허실적 반영, 스타트업 전담조직 신설
[ 김봉구 기자 ]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창업맞춤형 조직으로 확 바뀐다. 스타트업·기업가정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공학도 경영학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논문 위주 교수평가도 특허·기술사업화 실적 등을 반영해 다변화하기로 했다.
강성모 KAIST 총장(사진)은 25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교내 영빈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학교육 혁신안을 발표했다.
'실사구시'로의 변화를 거듭 강조한 그는 "KAIST가 글로벌 사회가 요구하는 공학도를 배출하려면 현재 공학교육의 틀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며 "공학도는 논문 연구뿐 아니라 창업과 기술사업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론 위주 연구에 치우쳐 실용적 연구·교육이나 창업, 창의적 전문인력 배출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따라 KAIST가 선도적으로 변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강 총장은 "최근 국내 공대들은 평가지표에 맞춰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실적을 중시한 반면 기술사업화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용지표는 낮게 평가해 왔다"며 "실용 공학교육 강화와 공학도의 기업가정신 함양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KAIST는 보직교수(6명)와 산업계(3명) 연구소(3명) 동문(2명) 등이 참여하는 '교육·연구혁신위원회'를 꾸려 교과과정 혁신, 새로운 교수평가 모형 등을 논의키로 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위원회에 참여해 객관적 시각에서 교육프로그램을 검토·개선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창업의 실제 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한 기업가정신 활성화 프로그램이 적극 추진된다.
'준비된 창업가' 육성을 목표로 공학도에게도 경영학 과목을 가르쳐 기업가 마인드를 심어주는 데 주력할 방침. 서울대와 손잡고 교재를 개발하며 해당 강의를 개설, 공동 활용한다. 교과는 기술경영과 일반경영 영역으로 나눠 구성된다.
또한 '스타트업 KAIST'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 도출과 시제품 제작, 인턴십, 글로벌 창업지원으로 이어지는 실전형 창업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교육과 창업이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전담조직(Institute of Entrepreneurship)을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강 총장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과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도전할 수 있도록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해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AIST는 이와 함께 지식기부 차원에서 강의 플랫폼을 개발해 온라인에 무료 공개한다. 한국형 '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대중공개 수업)'를 개발, 과학기술·창업 교과목을 공개하는 시범 서비스를 2015년 시작해 단계적으로 과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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