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이슈] 박현구 한국지멘스헬스케어 대표 "개도국·산유국 병원 수요 급증…운영 시스템 구축 등 지속적 지원"

입력 2014-02-25 06:57
CEO 인터뷰 - 박현구 한국지멘스헬스케어 대표


[ 이준혁 기자 ]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현구 한국지멘스헬스케어 대표(61·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지멘스헬스케어는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 설립한 초음파사업부를 통해 세계에 역수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박 대표는 올해로 취임 11년을 맞는다. 회사는 그동안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10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펼쳐 눈에 띄는 성과를 일궈냈다. 박 대표는 “개발도상국과 산유국 등의 신규 병원 수요는 연간 3000억달러가 넘어 의료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멘스는 동남아시아·아프리카·남태평양 등에 진출했다. 또 2011년부터 몽골 지역을 해외 비즈니스 영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는 몽골 지구르 그랜드그룹과 보건의료 발전협력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MOU)를 체결, 낙후된 몽골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의료 신기술 도입, 첨단 의료장비·운영시스템 구축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지구르 그랜드그룹이 설립한 그랜드 메드(GRAND MED)병원에 지멘스 헬스케어의 1.5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멀티 슬라이스 컴퓨터단층촬영(CT), 수술용 엑스레이 장치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며 “그랜드 메드병원이 세계적인 척추관절 전문병원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체계적인 운영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내 보건의료의 해외 진출 사업은 정부·병원·의료업계의 공동 노력으로 이뤄지는 사업”이라며 “협업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헬스케어 분야의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멘스헬스케어는 최근 차세대 친환경 솔루션인 ‘그린플러스호스피털(Green+Hospital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산업·헬스케어를 접목시켜 더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시간·비용 절감,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총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의료기관에서의 에너지 절감뿐만 아니라 병원경영 효율성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병원의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프로젝트이자 장기 캠페인이다.

박 대표는 “의료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병원이 직면한 문제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독일 등의 많은 병원을 친환경 병원으로 변화시켰고, 2012년 4월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현재 여주 고려병원 건립사업에 적용되고 있다. 앞서 김포 뉴고려병원, 경기 광명의 성애병원, 부산 부민병원 등이 병원 경영 개선과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그린플러스호스피털’ 개념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한국지멘스헬스케어가 마켓 리더로서 산학협력 외에도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지멘스헬스케어는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 대한영상의학회 의료봉사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함께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찾아가는 무료 이동 건강검진 ‘지멘스 모바일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000여명의 아동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검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