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 한미약품 '팔팔', 비아그라 추월한 '팔팔'의 질주…출시 2년만에 시장점유율 2위 '껑충'

입력 2014-02-25 06:57
쉽고 재미난 한글 제품명…기존 제품의 5분의 1 가격
용량 25·50·100mg 다양

복제약 성공 마케팅 사례…1년간 500여만정 처방


[ 김형호 기자 ]
한미약품 발기부전치료제 ‘팔팔’(성분명 실데나필)은 특허가 풀린 ‘비아그라’의 제네릭 제품 중 단연 두각을 내고 있는 제품이다. 판매량과 매출액 부문에서 경쟁 제품을 압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서 펄펄 나는 ‘팔팔’

의약품 유통데이터인 IMS NPA에 따르면, 팔팔은 2012년 5월 첫 발매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중 처방수량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인 2012년 6월 26만5192정의 처방량을 기록하며, 기존 넘버원 브랜드였던 비아그라(10만4657정)와 시알리스(20만9093정)를 모두 추월했다.

팔팔의 돌풍은 지난 한 해에도 계속 이어져 1년 동안 500여만정이라는 압도적인 처방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처방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값싼 가격과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그동안 음성적으로 형성돼 있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수요가 정상 시장으로 돌아왔다는 관측이다.

팔팔의 매출액 역시 지난해 3월 8억6864만원을 달성해 8억4660만원을 기록한 비아그라를 매출액 부문에서 첫 추월했다. 2013년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시알리스에 이어 국내 매출액 2위를 기록했다.

팔팔 성공요인 이유 있었네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된 2012년 5월부터 40여개의 제네릭이 쏟아 졌지만, 팔팔만 유독 돌풍을 일으킨 이유는 뭘까.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차별화된 제품명 △파격적인 제품 디자인 △50㎎ 중심의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약값구조 △다양한 용량·규격으로 환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처방 지원 등과 같은 고객지향 전략을 주요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다른 제네릭들이 원조인 비아그라를 연상시키는 외국식 제품명을 선택한 반면 한미약품은 격론 끝에 남성들의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국산 이름을 선택하는 승부수를 던져 성공을 거뒀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도 제품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이관순 사장이 강하게 밀어붙여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초기에는 제품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주 고객인 남성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 제품은 물론 오리지널 제품까지 압도하는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약값 구조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 중 하나다. 팔팔 출시 이전 환자들은 비싼 약값 등의 원인으로 고용량인 100㎎ 제품을 처방받아 쪼개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게다가 병의원에서 처방받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결합되면서 불법 음성시장에서 가짜약을 복용하는 환자도 많았다. 한미약품은 50㎎ 제품을 기준으로 약값을 기존 비아그라의 5~6분의 1 가격으로 낮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제품 용량을 25㎎, 50㎎, 100㎎ 등으로 다양화하고 물 없이 씹어서 복용할 수 있는 츄정을 발매하는 등 환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은 국내 제네릭의 새로운 마케팅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제품부터 마케팅까지 오리지널사를 단순히 따라가기만 했던 국내사의 기존 관행을 깬 획기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