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내달 주총서 임기 만료된 정회장 재선임 안해
[ 김정훈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9년 만에 현대제철 등기임원(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정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사업에 전념하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및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다음달 14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정몽구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대신 강학서 부사장(58·재경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정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 현대제철 등기임원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62), 우유철 사장(56), 강학서 부사장 등 4명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아들 정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당진제철소 제3고로 완성 등 굵직한 제철 사업은 일단락됐다"며 "현대하이스코와 (냉연사업 부문) 합병도 돼 (정 회장) 앞으로 자동차 판매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무책임자를 새 등기임원으로 선임한 배경은 현대제철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 내실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지난 9년간 현대제철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정 회장은 이로써 현대차(올 3월 재선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파워텍, 현대엔지비 등 5개사의 등기이사직을 맡을 예정이다.
일각에선 올해부터 고액연봉을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정 회장이 이를 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에서 사퇴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도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등기임원 보수 공개 대상에서 벗어났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