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 잠잠해지나 싶더니…영암·논산서 고병원성 확인

입력 2014-02-23 21:22
수정 2014-02-24 04:33
닭·오리 최대 사육지 '비상'


[ 김우섭 기자 ] 한동안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닭·오리 사육 밀집지인 전남 영암과 충남 논산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전남 영광, 충남 천안, 경기 안성에서도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이들 지역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진되거나 의심신고가 추가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전남 영암은 닭·오리농장 최대 밀집 지역이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확진 농장에서 3㎞ 위험지역 안에만 무려 55만마리의 닭·오리가 사육되고 있다. 반경 10㎞ 내 지역은 전국 오리 사육량의 45%가 몰려 있는 최대 주산지다.

전남도는 확진 농장 3㎞ 이내의 모든 닭·오리를 살처분하는 예방 방역을 농장주 등의 반발을 감안해 당분간 자제키로 한 만큼 추이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우선 확진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내 3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오리 5만5300마리를 살처분했다”며 “이달 마지막 주를 최대 고비로 본다”고 말했다.

AI는 충남에서도 확산 일로다. 논산은 천연기념물 제265호인 연산오계 500여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곳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산오계 농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논산에만 있다. 농장주 이승숙 씨는 “AI가 발생할 때마다 살처분이 가장 큰 시름이었다”며 “농원 자체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 토종닭 농가에서도 의심신고가 들어와 수도권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의심축이 신고된 것은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화성 종계농장 두 곳 이후 세 번째다. 화성과 안성 간 거리가 60㎞가 넘는다는 점에서 안성농장마저 고병원성으로 확인될 경우 방역당국의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던 AI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