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칼럼] 다리 잘 붓고 쥐 잘나면 정맥초음파 검사해봐야

입력 2014-02-22 03:02
봄이 오면 울상인 사람들이 있다.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들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이 부풀어 오르고 구불구불해진 형태를 보인다. 누구나 육안으로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은 치마 입기를 꺼린다. 봄이 오는 시기에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진료를 받던 중 환자들이 당혹스러워하는 사례도 꽤 있다. 종아리에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정맥만 치료하는 줄 알았다가 난데없이 멀쩡해 보이는 허벅지에 있는 정맥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들의 상당수가 “정맥류는 종아리에 있는데 왜 허벅지를 치료하냐”고 되묻는다.

이유는 다름 아닌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정맥부전’ 때문이다. 정맥부전이란 판막 이상으로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끌고 올라가는 정맥이 기능을 잃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예컨대 혈액이 역류를 하는 것이다. 다리에서 심장 쪽으로 올라가는 혈류가 반대로 발목 쪽을 향해 역류를 하고, 이로 인해 종아리 인근의 정맥 잔가지들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지는 증상이다. 이를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하지정맥류는 어떤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정맥부전이라는 원인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임상 증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정맥부전이라는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하지정맥류 외에도 발 쪽으로 피가 쏠리는 느낌, 저녁 때가 되면 다리가 붓고 팽팽해지는 느낌, 그리고 밤에 쥐가 잘 나는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정맥류를 비롯한 이런 증상들은 정맥부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를 치료할 때 하지정맥류와 그 원인이 되는 정맥부전을 함께 치료하게 되는 것이다.

육안으로 보이는 정맥류 환자 외에도 다리가 잘 붓고 팽팽한 느낌이 있거나 밤에 쥐가 잘 나는 환자들은 연중 내내 같은 증상을 느끼게 된다. 검사는 보통 정맥초음파를 활용하는데, 30분 정도면 치료가 끝나고 통증도 전혀 없다. 30분만 투자하면 밤마다 쥐가 나서 괴로웠던 고통을 없앨 수 있으니 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박상우 건국대병원 하지정맥류클리닉 교수

박상우 < 건국대병원 하지정맥류클리닉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