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한반도에 상륙하면…

입력 2014-02-21 21:54
광명 1호점 내는 이케아
영세 가구업체 피해 예상…한샘 등 대형업체 영향 미미

진출 초읽기 아마존
CJ대한통운 등 택배업 긍정적…GS홈쇼핑 등 유통株엔 부정적


[ 강지연/윤희은 기자 ] 가구업체 이케아를 시작으로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한국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와 저가 경쟁력으로 무장한 해외 기업들의 상륙은 업계 판도를 바꿔 국내 경쟁사 실적과 주가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메가톤급 경쟁사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이들 업체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혜주와 피해주를 따져 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가구株, 이케아에 발목 잡히나

한샘 리바트 등 가구업체들의 주가는 지난해부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케아가 올 연말 광명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이달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케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긴 하지만 국내 진출로 관련 기업 매출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며 “한샘 등 증시에 상장된 가구업체보다는 시스템이나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영세업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조립식 가구에 익숙지 않은 국내 수요 기반을 감안할 때 영향이 미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한샘의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큰 부엌가구의 경우 표준화된 이케아 제품은 국내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경쟁이 심해질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아마존 진출, 유통株는 경계해야”

한국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아마존은 서적부터 가전제품, 일반 소비재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상거래 업체라는 점에서 서점 가전판매점 등 유통업계부터 택배업계까지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픈마켓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예스24 롯데하이마트 등도 단기적인 피해주로 거론된다.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업체 역시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화영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가능한 글로벌 상품이나 명품을 많이 취급하는 백화점은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은 자체 상품 비중이 높은 CJ오쇼핑보다 해외 독점브랜드를 들여와 판매하는 GS홈쇼핑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모바일시장에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아직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업체들은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따른 물량 증가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도 2016년 진출 예상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2016년 이후 한국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3000만원대 신모델이 나오는 2016년 이후 한국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며 “출하량이 늘면 부품을 다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SDI 등 2차전지 업체나 한라비스테온공조 등 공조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윤희은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