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경제지표 부진이 날씨 때문?

입력 2014-02-21 21:46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미국의 제조업, 소매판매, 주택건설지표 모두가 두 달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날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워낙 추워서 사람들이 경제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지표 둔화가 날씨 영향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날씨가 풀려 3월 정도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날씨가 원인이 아닐 경우다. 미국 경제는 57개월 전에 바닥을 쳤다. 지금 경기가 둔화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 과거 미국 경제의 평균 회복기간이 56개월이고, 이머징 마켓이 강력하게 부상하던 지난 10년 동안에도 미국의 경기 회복은 6년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주식은 세심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경제에 선행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세 상승 끝 무렵에는 경기가 주가에 앞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988~1989년 한국 시장이 그랬다. 1988년 상반기에 경제가 정점을 쳤지만 주가는 다음해 3월까지 상승을 이어갔다. 금융위기 직전도 마찬가지였다.

3월 지표에 유의했으면 한다. 그때도 선진국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최근 부진은 실제 경기 둔화일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주식시장은 예상외의 반응을 할 수도 있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