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女·장년층 우대…2년후 정규직 전환 가능
숙련도·연속근무 필요…생산직은 대상서 제외
[ 정인설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연말까지 하루에 4시간씩 근무할 시간선택제 근로자 1000명을 뽑는다. 유통·금융 업종과 달리 제조 업종에서는 시간선택제 근로자 수요가 많지 않지만 정부의 고용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채용에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4개 계열사에서 총 1000명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19일 발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300명과 200명을 모집하고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부품 계열사가 100명을 선발한다. 현대건설 등 건설부문 계열사는 160명, 현대카드 등 금융부문 계열사는 115명씩을 채용한다.
현대차그룹은 지원 자격에 별도 제한을 두지 않되 출산과 육아를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장년층을 우대할 방침이다. 근무 시간은 하루 4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출퇴근 시간은 계열사별 사정과 업무 특성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급여는 직무별로 책정된 급여 수준을 기초로 근무 시간에 비례에 지급한다. 4대 보험에 가입시켜 주고 계열사별 기준과 근무 시간에 따라 복리후생 혜택도 제공한다.
3월부터 채용 절차를 시작하고 자세한 전형 일정과 세부 내용은 확정되는 대로 그룹 홈페이지(www.hyundai.co.kr)와 계열사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력 단절 여성과 일찍 퇴직한 장년층을 재고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기존 근로 조건에 비해 유연한 시간선택제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 경력 단절 여성과 장년층에게 새로운 근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시간제 일자리가 기존의 근로 조건과 다른 새로운 고용 형태임을 감안해 우선 2년 계약직 위주로 채용한 뒤 직무 적합성과 개인별 업무 수행력 등을 고려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방침이다.
또 고도의 숙련도와 연속적인 근무를 필요로 하는 제조 업종의 특성 때문에 생산직에서는 이번에 시간제 근로자를 뽑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제품 상담이나 콜센터 업무를 포함한 판매·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많은 530여명을 채용한다. 사무 보조나 어학강사를 비롯한 사무지원 분야에서 280여명을 선발하고 자동차 개발 지원(설계, 도면관리) 부문과 특수직무(간호사, 심리상담사) 부문에서 각각 40여명, 30여명을 뽑는다.
생산직 근로자가 대부분인 제조 업종과 달리 유통 업종은 일반 지원 업무자를 많이 필요로 해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이다. 유통업계의 양대산맥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연내 시간제 근로자를 각각 2000명, 2200명가량을 채용한다. 이들은 대부분 판매나 상품 진열, 안전 검사, 직원 교육 업무 등에 투입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