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지막 개척지' 북미 점유율 1등 새역사 도전
중·동 유럽 신흥 시장,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 확대 주목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을 늘린다. 북미와 유럽이 첫 타깃이다. 소비자 눈에 띄는 곳에 삼성 스토어(가칭)를 세워 제품 체험 기회를 늘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유럽 전역에 직영 스토어 31개, 북미지역인 캐나다에는 90개 판매점(키오스크)를 늘린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판매점은 올 봄, 유럽 31개 매장은 내달 문을 연다.
◆ '마지막 개척지' '애플 안방' 북미 점유율 1등 새역사 도전
90개 캐나다 판매점은 북미 최대 유통마트인 베스트바이와 퓨처숍 등 건물 공간 내에 들어선다. 아직 미국에 삼성전자 단독 매장은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스트 바이와 북미 지역에 '숍 인 숍' 형태의 1400여개 판매장을 입접시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북미 매장을 중점적으로 늘리는 이유는 삼성전자 점유율 1위 마지막 '개척지'이기 때문이다.
북미는 최대 경쟁업체인 애플의 안방. 삼성전자가 전세계 6개 권역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문턱을 넘지못한 곳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동부 유럽, 아프리카 및 중동,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나머지 5곳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애플과 격차도 최소 14~ 53%p 차이로 크게 벌렸다.
북미는 여전히 애플 차지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북미 점유율 31.6%를 달성, 처음으로 30% 문턱을 넘었다. 애플은 36.3%로 2012년(37.6%)보다 떨어졌다. 북미 지역 소매 판매를 강화하고 친숙한 삼성전자 이미지를 쌓아올린다면 올해 첫 역전을 노릴 수 있다.
◆ 중·동 유럽 신흥 시장,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 확대 주목
유럽 중에서도 중·동 유럽 신흥 시장 매장 강화가 눈에 띈다. 일단 체코에 가장 많은 8개 직영 매장이 들어선다. 이어 슬로바키아와 스페인에 각각 4개, 루마니아와 폴란드, 크로아티아, 영국, 프랑스에 각각 2개 매장을 세운다. 삼성전자는 최근 동유럽 시장에 지역전문가를 파견, 시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유럽 내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는 전세계 직영 매장 없이도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고 평가한 뒤 "삼성의 최대 판매지역인 유럽과 북미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더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소매 전략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애플스토어를 디자인한 애플의 팀 거젤 수석 다지이너를 영입한 바 있다. 거젤 디렉터는 삼성전자 소매판매 사업부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를 맡아 소매 전략 새 틀을 짜왔다. 애플스토어 같은 전용 홍보·판매 공간을 늘려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현재 애플은 전세계에 400여 곳 애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신제품 발표 때마다 전용 공간을 활용 '아이웨이트(iWait)'를 연출하는 등 고도의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플 신제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출시일에 애플 스토어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인 아이웨이트는 전세계에 애플만의 독자적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각인시킨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외부로는 애플 고객의 높은 충성도를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이들 고객에게 다양한 축하 및 선물 행사를 마련하는 등 공간 활용 이점이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