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이 / 이현동 기자 ] “미국 사람 중 80%는 정부를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죠. 누군가 나서서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폴 볼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설명한 정책 전문 비영리단체 ‘볼커 얼라이언스’의 설립 목적이다. 볼커 얼라이언스는 볼커 전 의장이 공공정책의 효율적인 집행을 돕기 위해 지난해 세운 일종의 싱크탱크다. 볼커 전 의장은 “전 세계적으로 정부의 위기가 도래한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바로 볼커 얼라이언스”라고 설명했다.
저서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쉴라 베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 윌리엄 도널드슨 미국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 등 미국, 유럽, 아시아의 정책 전문가 30여명이 이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유일한 회원이다. 백악관에서 일했던 베테랑 정책 입안자들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볼커 얼라이언스가 주로 활동하는 부문은 공공부문 프로젝트 지원과 정책설명회 개최, 공무원 교육 등이다. 대학을 비롯한 여러 싱크탱크와 기업, 비영리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해 자문하고 지원한다. 주정부 재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역할도 한다. 이 단체의 가장 중요한 모토는 ‘정책을 실행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 중앙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국민은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게 볼커 전 의장의 생각이다. 그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며 가장 피부로 느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이/이현동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