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 - 증시 3.1% 급등
[ 도쿄=안재석 기자 ]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융권 대출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4월 소비세 증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불식하고,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성장전략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지원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2010년부터 경기부양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인 ‘대출지원 기금’을 통해 대출 증가분만큼의 자금을 은행 등 일반 금융회사에 저리(연 0.1%)로 공급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은 자금지원 규모를 대출 증가분의 두 배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은행 대출이 1조엔 증가했을 경우 종전에는 1조엔만큼의 자금만 저리로 공급했지만 앞으로는 2조엔까지 늘려주겠다는 뜻이다. 이달 13일 현재 일본은행이 대출지원 기금을 통해 은행에 공급한 자금 규모는 5조1000억엔이다.
일본은행은 이와 함께 ‘성장기반 지원을 위한 기금’에 할당되는 돈도 3조5000억엔에서 7조엔으로 두 배 늘리고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던 기금의 존속기한도 내년 3월 말까지로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번 대출지원 확대 조치에 대해 “일본은행이 (작년 4월 발표한) ‘양적·질적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엔진의 힘(경기부양 능력)을 크게 키웠는데, 이 엔진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더 좋은 타이어를 장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기존의 양적완화 정책도 계속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시중에 공급하는 본원통화량을 연간 60조~70조엔(약 615조~720조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작년 4월부터 추진 중이다.
일본은행의 확고한 경기부양 의지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일본 주식시장도 급등했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13% 오른 1만4843.24로 마감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