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미래에셋, 소치에서 ETF 경쟁 '후끈'…김연아 선수도

입력 2014-02-18 11:37
수정 2014-02-18 14:04
[ 김다운 기자 ]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치열한 경쟁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남·녀 쇼트트랙 주요경기가 열린 지난 15일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날 TV 중계방송에는 '코리아 No.1 ETF KODEX ETF' 가상광고가 여러번 노출됐다. 같은 시간 다른 채널의 쇼트트랙 중계방송엔 'ETF는 TIGER ETF' 가상광고가 방송되고 있었다.

KODEX와 TIGER는 각각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ETF 브랜드다. 가상광고는 스포츠경기 도중 컴퓨터그래픽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합성해 몇초간 삽입하는 광고로 경기 중계 화면과 함께 나가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다.

김운 삼성운용 커뮤니케이션팀 차장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주요 경기에 KODEX 가상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며 "김연아 선수의 피겨 경기 중계방송에도 내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계 올림픽의 경우 국민적인 관심이 높으므로 KODEX 브랜드를 노출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스포츠 경기에 ETF 가상광고를 삽입한 것은 미래에셋운용이 한발 먼저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류현진 선수의 메이저리그 경기에 TIGER ETF 광고를 하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류현진 경기 당시 호랑이가 등장하는 광고를 삽입함으로써 큰 임팩트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며 "실제 수탁고 증가로 이어지는 등 효과도 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 TIGER ETF 가상광고를 내보낸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월드컵, 프로야구 등의 대형 스포츠 행사에 광고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동계 올림픽 ETF 광고 맞대결은 운용업계가 자사 ETF 브랜드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최근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ETF 시장 초창기에 'ETF' 상품 자체를 소개하는 데 주력했지만 금융당국과 업계의 꾸준한 홍보와 교육으로 ETF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ETF는 어차피 똑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어서 수익률에서 큰 차별성이 없어 앞으론ETF 브랜드의 인지도가 더욱 중요해질 것" 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할 때나 증권사 영업직원이 ETF를 추천할 때도 많이 들어본 ETF 위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의 경우 KODEX, 미래에셋운용은 TIGER, 한국투신운용은 KINDEX, 우리자산운용은 KOSEF, KB자산운용은 KSTar,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등의 ETF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