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경제로 외형 키우고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
[ 안재광 기자 ]
국내 1위 농기계 업체 대동공업이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벗어 던지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제품군을 단순화해 규모의 경제로 외형을 키우고 해외 농기계 업체와의 제휴를 적극 추진한다.
곽상철 대동공업 사장(사진)은 17일 대전 유성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리점 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매출이 51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6000억원, 2017년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동공업이 공개적으로 실적 목표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대동공업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비효율적인 품목을 일부 정리하고, 제품별 주력 모델을 정해 대리점에 판매를 독려하기로 했다.
대동공업은 작년 말 ‘Tier-4’(배기가스 배출물 환경 규제 기준 4단계) 기준을 충족하는 신형 엔진을 개발한 데 이어 경쟁사보다 먼저 제품에 적용했다. 이 엔진이 들어간 52~57마력 중소형 트랙터를 올초 내놓았고 연말에는 중대형 트랙터로도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곽 사장은 “Tier-4 엔진 개발을 위해 지난 4년간 500억원을 투입했다”며 “이 엔진 덕분에 가격 경쟁에만 얽매이지 않고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경운기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 라인업을 모두 갖춘 곳은 국내에서 대동공업이 유일하다”며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신흥 시장의 농기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겠다”고 했다.
또 “세계 70개국에 있는 딜러망을 활용해 대동공업이 보유하지 않은 제품군을 해외 기업에서 가져와 팔겠다”며 “소형 건설장비, 잔디깎이, 협곡 트랙터 등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위탁 판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 사장은 “국내 농기계 시장이 5~6년 만에 1조원에서 8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는데 일본 등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10% 넘게 시장을 점유했다”며 “국내 1등 타이틀에 안주하다가는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키는’ 경영에서 ‘먼저 공략하는’ 경영으로 전략을 바꾼 계기”라고 말했다.
대전=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