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 매장관리직 대졸 공채 합격 2人
강현주 홍대 대학로 점장
스펙보다 매장 이끌 역량
지방근무 지원자 더 선호
영어 인터뷰 별도로 없어
김민미 기획관리팀 사원
슐츠 CEO 자서전 '온워드'
면접前 반드시 읽고 정리
매장 탐방 '경험기'도 필수
[ 공태윤 기자 ]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에는 진동벨 대신 ‘파트너’가 있다. 미국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는 그의 저서 ‘온워드(Onward)’에서 “스타벅스는 단지 커피 한잔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문화를 파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그 흔한 진동벨이 없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대신 파트너라 불리는 직원들이 고객과 눈을 맞추며 주문한 커피잔을 건네준다.
3년 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매장관리직 대졸공채 1기로 입사한 강현주 홍대 대학로점장(30·용인대 실내디자인과 졸업)은 고객과 소통하면서 영업전략을 짠다고 했다. “고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고객의 회사 일정도 꿰뚫게 돼요. 특별히 부탁한 것도 아니지만 그 회사 행사 때마다 스타벅스 커피를 제공하는 기회가 열리더라고요.”
지난해 대졸공채 3기로 입사한 김민미 씨(26·경희대 수학과 졸업)는 ‘닉네임’도 좋은 문화라고 소개했다. “제 닉네임은 이름 이니셜을 본떠 ‘MK’로 지었어요. 닉네임을 부르기에 수평문화가 가능한 것 같아요.” 김씨는 10개월간 부점장 연수를 받은 뒤 최근 본사 기획관리팀으로 발령받았다. 강 점장은 자신의 닉네임이 인도 요구르트인 ‘라씨(Lassi)’라고 소개했다. 스타벅스 매장관리직 1기와 3기 선배들의 입사비결 ‘응답하라 스타벅스’를 공개한다. 인터뷰는 4기 원서 접수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13일 서울 소공동점 본사에서 이뤄졌다.
스타벅스 마니아 vs 6개월 바리스타
김씨는 졸업 후 1년간 구직기간 중 스타벅스에서 쉼과 위로를 얻었다. 자연스레 스타벅스 마니아가 됐다. “하루 5번 넘게 매장을 찾을 때도 있었죠. 연간 30잔 이상 구매자에게 주는 골드카드를 받을 정도였죠. 더 이상 스타벅스의 단골 ‘버디’(buddy·친구)가 아닌 파트너가 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벌써 2년 전 얘기지만 김씨는 막막하고 힘들었던 취업 준비 기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떨궜다.)
강 점장은 스타벅스에서 6개월 바리스타 생활을 한 경험이 입사계기가 됐다. “커피로 버디와 소통하는 문화, 직원인 파트너와의 관계, 수평적 조직문화…. ‘커피는 역시 스타벅스’라 얘기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강 점장은 졸업 후 바리스타로 재입사하기 위해 검색하다 대졸 매장관리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김씨에게 물었다. “CEO 자서전 ‘온워드’는 꼭 읽으세요. 저는 면접 전에 두 번 읽고 감명받은 문구를 정리해뒀죠. ‘홈피’에 나오는 커피·원두·음료·푸드 상식은 필기를 대비해 정리해 두세요.”
지난해 면접 전 제출해야 하는 사전과제는 ‘스타벅스 경험기’였다. 집 주변 스타벅스를 찾아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자유 형식으로 제출하면 된다. 토익 850점이었던 김씨는 “다른 기업에서는 서류 합격률이 높지 않았는데 스타벅스에는 합격했다”며 “여기는 스펙만 보고 뽑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점장은 ‘매장을 이끌 잠재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는 학벌, 전공, 어학(토익 600점)이 좋지 않았지만 바리스타를 하면서 느낀 꿈과 열정을 어필했어요.” 그는 “현재 서울은 포화 상태라 지방근무를 희망하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차 면접은 스타벅스 커피상식 필기시험과 사전과제 프레젠테이션, 질의응답으로 진행된다. 외국계 기업이지만 영어 인터뷰는 별도로 없다.
“커피는 에너지원이자 소통의 도구”
스타벅스 파트너의 하루는 오전 6시30분부터 시작된다.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픈근무(오전 7시~오후 4시), 미들근무(오전 10시~오후 7시), 마감근무(오후 2~11시) 등 식사시간을 빼면 하루 8시간 3교대 근무다.
오픈·마감근무에는 ‘10분 규칙’이 있다. 10분 더 빨리 문을 열고, 10분 더 늦게 닫음으로써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발길을 돌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감근무자에게는 안전 귀가를 위해 콜택시 카드제를 시행 중이다. 바리스타와 슈퍼바이저는 하루 커피 2잔, 부점장 이상은 3잔이 무료로 제공된다.
파트너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스타벅스 푸드는 뭘까.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듯 동시에 ‘쫄소(쫄깃한 소시지 롤)’를 외쳤다. 달콤한 음료를 매일 마시다 보니 짭짤한 것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는 설명이다.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15명의 파트너를 관리하는 점장은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강 점장은 “나서는 성격이 아닌데 사내강사 양성과정을 밟으면서 자주 강의를 한다”며 “고객 대상의 커피 세미나는 물론 파트너와 바리스타 교육을 위해서도 마이크를 많이 잡는다”고 말했다.
매출 분석과 목표 설정, 상권분석, 고객관리, 파트너 교육 및 스케줄 관리도 점장의 몫이다. 그는 “숨겨진 잠재능력을 100% 발휘해야 하는 곳이 매장이기에 체력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를 서비스하는 이들에게 ‘나에게 커피는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다. 김씨는 “커피는 피곤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주는 에너지원”이라고 했다.
강 점장은 ‘커피는 소통’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파트너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게 있어요. ‘우리는 하루에 수십잔의 커피를 만들지만 어떤 고객에게는 한 끼 식사의 대용이 될 수도 있고, 하루 한 잔의 커피가 될 수도 있기에 정성을 다해 만족감을 드리자. 정성을 다한 커피 한잔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파트너가 되자’는 거죠.”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