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국인은 왜 한국 증시에 안 들어올까?

입력 2014-02-17 11:04
[ 한민수 기자 ] 코스피지수가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추세적 상승을 이끌 외국인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다.

17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진 이후 지난해 6월말부터 11월말까지 외국인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원을 순매수했다. 올 1월24일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급락으로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외국인은 현재까지 2조4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테이퍼링이라는 같은 이슈에 외국인이 다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과 현재의 유사점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건전성이 다른 신흥국 대비 견고하다는 것이다.

김병연 연구원은 "다른 점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비중"이라며 "2013년 6월 당시 외국인의 시가총액 대비 유가증권시장 주식 보유 비중은 33.5%로 12개월 평균 이하의 비중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비중은 34.8%로 2000년 이후 평균인 34.6%와 유사하다. 최근 12개월 평균치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비중이 평균 수준인 상황에서 지난해 6월과 같은 비중 정상화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며 "글로벌 자금이 다시 한국으로 유입되려면 기업이익 증가나 경기의 강한 개선, 중국 경기둔화 우려 감소 등의 추가 상승동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의 수급으로는 시장을 이끌기 힘들다"며 "외국인이 돌아와야 코스피지수의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의 사례를 고려하면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시장을 선별하는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외국인의 본격적인 귀환은 다음달은 돼야 이뤄질 것이란 판단이다. 글로벌 1월 경기지표가 부진해 2월과 3월 경기지표를 통해 경기회복 추세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도 "한국 기업의 이익 안정성이나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1분기 사전 실적추정 시기나, 정부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3월 중순께 외국인의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도 우호적인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있는 한국항공우주 대한항공 SK하이닉스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