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대구 지역 2위 건설 회사인 서한이 사상 최대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회사 측의 알쏭달쏭한 비용처리 방식이 문제가 됐다.
1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한은 지난 14일 장 마감 후 지난해 영업이익이 179억 원으로 전년보다 219.03%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0.88% 증가한 2976억 원, 당기순이익은 304.83% 급증한 163억 원을 나타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서한의 지난해 실적은 직전년보다 크게 개선, 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한껏 부풀어 올랐던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회사 측은 지난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까지 누적 이익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실제 서한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6억 원에 그쳤다. 이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52억9600만 원으로 각 분기 평균치에 절반 수준으로 부진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분양 완공 시점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이었던 분양 관련 비용을 일괄적으로 반영했기 때문.
한 개인투자자는 "장 마감 후 나온 실적 발표만 보고는 '실적 충격(어닝 쇼코)'인 줄 알고 너무 놀랐다"며 "회사에 전화해서 비용 처리 얘기를 듣고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만은 4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비용 처리에 관한 어떠한 정보나 설명도 없다가 100억 원 이상을 처리했다는 것이다. 회사와 시장간 소통에 차질이 생기면 신뢰 형성에 좋을 게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순차적으로 반영해도 될 비용을 지난해 4분기 일괄처리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와 100억 원가량 차이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정된 손실비용을 미리 처리하면 올해 실적이 더 좋아보일 수는 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한 측은 분양 증가로 매출액과 이익의 증가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 분양했던 '펜타힐즈 서한이다음' 및 '레이크뷰 서한이다음', '테크노폴리스 서한이다음'이 본격적인 준공을 앞두고 있다. 977세대에 이르는 '금호 서한이다음' 및 '혁신도시 서한이다음' 3차와 4차 공사도 실시한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