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일본과 미국 연구팀이 개발한 제3의 만능세포인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 논문에 “부자연스러운 화상 데이터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일본 이화학연구소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 1월30일자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두 편의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이화학연구소 소속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사진)은 쥐의 림프구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든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배아줄기세포, 암 발생 위험이 높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등 다른 만능세포와 달리 간단한 조작으로 안전한 세포를 얻을 수 있어 지금까지의 생명과학 상식을 뒤엎는 혁신적인 성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갓 서른이 된 젊은 여성 과학자 오보카타 연구주임은 STAP 세포 개발로 단번에 ‘노벨상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논문이 발표된 뒤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에서 논문의 화상 데이터 일부가 조작된 흔적이 있으며 STAP 세포로 만든 쥐의 태반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는 등의 의문이 제기됐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을 밝혀낸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에서도 STAP 세포 연구진이 2011년 발표했던 논문에 실린 사진이 이번 논문에 중복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여러 연구실에서 논문에 나와 있는 대로 STAP 세포 실험을 재현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얘기도 올라오고 있다.
이화학연구소는 여러 명의 외부 전문가와 함께 조사에 착수해 지난 13~14일 오보카타 연구주임을 상대로 직접 대면조사를 벌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