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선박충돌 유출기름 237㎘…방제작업 3일 더 걸릴듯

입력 2014-02-16 11:04
15일 오후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류공급선과 화물선 충돌사고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237㎘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때 해상에 유출된 양(164㎘)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부산해양경찰서는 16일 오전 브리핑을 열어 "화물선과 유류공급선의 사고 전 기름 적재량과 실제 급유량, 사고 후 잔량 등을 조사한 결과 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237㎘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고 당시 화물선에는 1천400㎘ 정도의 벙커C유가 있었고 유류공급선에는 벙커C유 1500㎘가 실려 있었으며 실제로 급유된 양은 440㎘인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현재 사고 발생지점에서 남쪽으로 4.5㎞ 떨어진 지점까지 은색과 흑갈색 오염군이 분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태종대와 영도중리 해안가는 아직 유출된 기름으로 오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연안이나 양식장 오염 등 기름 유출에 따른 2차 피해가 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벙커C유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다 급유작업 때 벙커C유 온도가 50도 정도여서 휘발된 양이 많았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사고지점과 미역·전복양식장이 있는 부산 영도 연안이 대략 6㎞ 정도 떨어져 있고 기름띠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일펜스를 설치해 당장 연안이 유출된 기름에 오염될 개연성은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출된 벙커C유가 휘발성이 높지 않고 바다에 유출되면 표층 1m 아래 정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방제작업에서 어느 정도 기름이 회수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해경은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이틀째 항공감시와 방제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체 경비정과 해군, 소방, 민간업체 등에서 지원받은 선박 등 모두 74척의 함정·선박과 항공기 4대를 동원, 기름띠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해경은 태종대와 영도 중리 등 사고지점에서 가까운 해안가 등지를 확인한 결과 유출된 기름 때문에 연안까지 오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름회수기 처리제, 흡착포 등 가능한 모든 장비를 동원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제작업을 끝내는데까지는 대략 3일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해경은 또 선박급유선과 화물선 선장과 선원을 상대로 급유작업 때 과실 여부가 있었는지 등 사고 경위와 유출된 기름 양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2시 20분께 부산 남외항 선박 묘박지(부두 접안 전후에 대기하는 곳)에서 라이베리아 국적의 8만t급 화물선 캡틴 방글리스(Captin Vangelis)호와 이 배에 기름을 공급하던 460t급 유류공급선 그린플러스호가 높은 너울 파도 탓에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이때 화물선 왼쪽 연료탱크 주변에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구멍이 생겼고, 이곳으로 약 3시간여 동안 벙커C유가 바다로 흘러내리면서 수백m 길이의 기름띠가 형성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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