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려면 美 '콜로라도스프링스'로 가라

입력 2014-02-14 21:34
수정 2014-02-15 04:08
페이스북 '로맨틱한 도시' 조사
샌프란시스코·워싱턴DC '최악'


[ 김보라 기자 ] 미국에서 ‘가장 사랑에 빠지기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수많은 로맨틱 영화 속 배경이 된 뉴욕,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마이애미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곳은 로키 산맥에 위치한 한적한 도시 콜로라도스프링스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북미 지역의 미혼 남녀 2억10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녀가 사랑을 나누기 좋은 미국 도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사랑에 빠지기 쉬운 50곳’과 ‘사랑에 빠지기 힘든 50곳’을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로라도스프링스는 공군사관학교와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있는 미국에서 49번째로 큰 도시다. 화려한 테마파크나 유흥가도 없는 이 도시가 왜 가장 사랑에 빠지기 좋은 도시로 꼽혔을까. 이 지역에는 술집 등 유흥가가 적은 대신 로키 산맥의 대자연에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연인들의 장기적인 연애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다.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엘패소 루이스빌 포트워스 샌안토니오 오클라호마시티 등 10위권 내 대부분의 도시는 강 호수 산 바다 등 대자연을 품고 있다.

반면 ‘사랑을 나누기에 최악’인 곳은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대도시들이 주로 상위권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가 1위에 올랐고,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마이애미 보스턴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파트너를 고를 때 이것저것 따지는 항목이 많아져 쉽게 사랑에 빠지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저스틴 가르시아 인디애나주립대 교수는 “대도시에선 만날 수 있는 상대가 수천명에 달해 한 사람을 진지하게 만나보고자 하는 유인이 별로 없다”며 “연애 기간도 짧아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의 결혼율은 다른 도시에 비해 매우 낮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