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투톱' 경선, 지역이 변수

입력 2014-02-14 20:32
수도권 남경필·충청 이완구 원내대표 대결…서청원·김무성 등 '촉각'

이완구 원내대표 당선되면 서청원·이인제 당권도전 영향
남경필 당선 땐 김문수 불리


[ 이태훈 기자 ]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당 대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당의 ‘투톱’이라 불리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서로 다른 지역 출신으로 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선거는 5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8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당내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 이완구 의원(충남 부여청양·3선)과 비주류로 분류되는 남경필 의원(경기 수원병·5선)이 차기 원내대표를 두고 싸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가면서 원내대표 선거가 3파전 구도에서 2파전 구도로 바뀔 것이라는 추측이다. 정갑윤 의원(울산 중·4선), 유기준 최고위원(부산 서·3선), 홍문종 사무총장(경기 의정부을·3선) 등도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정 의원은 국회 부의장 후보로도 이름이 나오고, 홍 총장은 전당대회에 나가 최고위원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는 김무성 의원(부산 영도·5선), 최경환 원내대표(경북 경산청도·3선),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6선), 김문수 경기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유력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7선)의 고향은 충남이고 지역구는 경기 화성갑이다.

이완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서 의원, 이인제 의원의 당권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서 의원은 지역구를 내세우며 자신은 수도권 의원이라는 논리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남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같은 수도권인 김 지사에게 불리할 수 있다. 서 의원 역시 지역구가 수도권으로 겹친다. 홍 총장이 원내대표가 돼도 마찬가지다.

정 의원, 유 최고위원 등 영남권에서 원내대표가 나오면 같은 영남인 김무성 의원, 최경환 원내대표 등이 대표가 되는 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6월4일 지방선거, 7월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가 대부분인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와 재·보선 이후에 전당대회를 치르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요구대로 이뤄지면 대표는 8월에 결정된다. 그전까지는 차기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돼 당 대표 역할까지 맡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친박계는 지방선거 이전에 전당대회를 치르면 당의 힘이 분산돼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비주류 측에서는 황우여 대표의 임기가 5월 중순 끝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대표가 책임을 지고 지방선거를 이끌어야 승산이 있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3일 의원총회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비주류 의원들은 다음주 중 다시 한 번 의총을 열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