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이 지난해 11월 사육사를 물어 숨지게 한 시베리아호랑이 로스토프의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14일 서울대공원은 25억원을 투입해 오는 5월까지 백두산 호랑이숲을 조성, 로스토프도 새 우리로 옮길 예정이지만 파트너 펜자와 합사할지와 관람객들에게 다시 공개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스토프에 물린 사육사 심모(52)씨가 숨진 후 서울대공원은 사고대책운영본부를 마련했고 지난달 회의를 열어 로스토프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사건 직후 로스토프를 안락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지금은 잦아들었다.
로스토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당시 총리)이 2011년 선물한 시베리아 호랑이다.
이달주 서울대공원 동물복지과장은 "일단 호랑이숲이 조성되면 로스토프도 더 넓은 곳으로 옮기게 된다"며 "사육사를 숨지게 한 호랑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남아있어 일반 공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추가 회의를 통해 충분히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토프는 사육사 살해 사건 이후 지금까지 내부 방사장에서 홀로 지낸다.
대부분 누워 시간을 보낸다.
외부 노출을 피하려고 청소도 한 달에 한 번만 하고 있다.
로스토프는 파트너 펜자와는 사고 후 다시 만나지 못했다.
펜자는 옆방에서 지난해 6월 낳은 새끼 3마리와 지내고 있으며 펜자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로스토프가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전문가들은 일반 공개보다 로스토프가 더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경옥 '동물을위한행동' 대표는 "사고를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로스토프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은 대공원 판단에 맡길 수 있는 문제"이라며 "다만 사고 후 현재까지 계속 혼자 두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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