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 전문업체, 2006년부터 사업 다각화
7년 적자에도 지속 투자…올해 흑자전환 기대
[ 김병근 기자 ]
스마트폰 부품업계가 올해 보릿고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부품 수요 감소 및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럼에도 올해 “지난해 대비 20% 넘게 성장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쏟아지는 부품업체가 있다.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용 배터리에 이어 스마트폰 외장케이스를 새 먹거리로 확보한 코스닥 상장사 이랜텍이다.
이세용 이랜텍 회장(사진)은 “작년까지가 투자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수확의 시기”라며 “외장케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이 지속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스 신흥 강자
이 회장이 1982년 창업한 이랜텍은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전문으로 생산해왔다. 그러다 2006년 인도에서 휴대폰 외장케이스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작년까지 이 사업은 ‘계륵’이었다. 물량이 적은 탓에 돈은 안 되고 그렇다고 사업을 접을 수도 없었다.
분위기는 작년 들어 달라졌다. 인도 외장케이스 사업이 손익분기점까지 올라오며 흑자전환의 기반을 닦았다. 작년 하반기엔 베트남도 가세했다. 베트남이 고객 회사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기지로 부상하면서 이 회사 현지 공장이 준공과 동시에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외장케이스 사업에서 9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올해는 전망이 좋다. 이 회장은 “관련 매출이 작년보다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뿌리기술 융합한 신사업
이랜텍은 통화옵션상품 ‘키코’에 가입했다가 2006, 2007년 두 해 연속 적자를 냈다. 그때를 빼고는 계속 흑자다. 작년에는 매출 6725억원에 영업이익 297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금형과 사출 등 뿌리산업 역량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며 “뿌리가 튼튼해 계속 뻗어 나갈 수 있고 확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확장의 좋은 예가 전기자전거용 배터리다. 휴대폰용 배터리 기술을 활용해 전기자전거용 배터리를 만들어 자전거 제조업체인 알톤스포츠에 납품하고 있다.
의료기기용 배터리와 가정용 대용량전원장치(ESS)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전기료가 싼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해 비싼 시간대에 쓸 수 있는 제품을 조만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텍은 한국형 ‘구글 글라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전자기기 점점 얇아져…기회”
이 회장은 삼성전자 협력사 모임인 협성회 명예회장이다. 2000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협성회 회장을 맡았다.
이 회장은 “대기업이 잘 성장해야 중소 협력사로 성과가 물 흐르듯 퍼져 나갈 수 있다”며 “선순환 생태계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개발과 관련해 “전자기기가 작고 얇고 가벼워지면서 부품업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았다”며 “융합을 통해 계속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화성=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