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귀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매수세 형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시점이라며 이에 대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옵션만기일 이후 외국인의 매매 형태가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증권가는 ‘외국인의 매도 초점’,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에 주목’ 등을 제목으로 하는 보고서를 쏟아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2월 현재까지 4개월 연속 순매도 중이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날 증권가는 외국인의 순매도 진정 국면에 주목했다.
정문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대규모로 일어났던 순매도 규모는 4조7000억 원~5조4000억 원 수준이었다”며 “최근 순매도 규모 역시 이 수준이기 때문에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간 외국인의 발목을 붙잡았던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우려를 경감시키는 긍정적인 뉴스들이 등장했다”고 진단했다. 전날 발표된 중국 무역 지표가 호조였고,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도 외국인의 발길을 돌리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기의 견조한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과열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 조정 과정을 통해 상당 부분 가격 부담을 덜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의 과열됐던 투자심리가 냉정을 되찾고 있어 향후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사들일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정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외국인의 업종별 매매패턴을 분석해 보면 순매수로 전환할 때마다 낙폭과대 및 보유비중이 낮은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대규모로 매도했던 자동차와 보유비중이 크게 낮아진 조선, 화학, 철강 등의 업종을 순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