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삼성물산, 해외 협력업체 부실 '트라우마' 벗어날까

입력 2014-02-13 10:26
[ 이하나 기자 ] 삼성물산이 하도급업체의 부실로 해외사업 차질 우려를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진행 중인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에서 하도급을 맡은 포지(Forge)는 지난 1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총 6조 원 규모인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포지는 약 8800억원의 플랜트 부문 하도급을 맡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안책 마련으로 진화에 나섰다. 계약상 포지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는 스페인의 듀로(Duro)가 연대보증을 섰기 때문에 듀로에 포지 물량을 맡기면 된다는 것이다. 제3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로이힐 측은 "포지가 작업에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포지 사태가 듀로와 삼성물산에 미치는 타격을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고 WSJ이 전날 보도했다. 이번 전체 프로젝트의 완공 예정 시기는 내년 5월 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0.17%) 내린 5만7400원을 나타냈다. 전날 주가는 한 때 5% 넘는 급락세를 보이다 3.20% 하락 마감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 신규 하청계약 조건 악화 등 원청사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협력업체의 부실로 국내 건설사가 타격을 맞은 '트라우마'가 시장에서 가시지 않은 것도 삼성물산으로선 부담 요인이다. 건설 우량주로 꼽렸던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협력업체의 부도 여파로 '어닝 쇼크' 수준의 작년 4분기 실적을 지난달 발표했다.

한 증권사 건설업 담당 연구원은 "해외 경험이 많은 국내 업체들도 협력업체 문제로 생각보다 큰 고생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삼성물산이 신시장으로 개척한 호주에서 수습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