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TB PE 운명, 동부익스프레스에 달렸다

입력 2014-02-13 10:11
매각가격 3000억원으로 낮추고 매각조건 변경 중
KTB “투자금 확보 이상 무...2월 내 인수 마무리”
동부그룹 구조조정 이상 전선 산은-동부 기싸움?


이 기사는 02월13일(09:1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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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물류 계열사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KTB PE의 향후 운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과 KTB PE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은 매매가격을 낮추고 조건을 투자자(LP)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펀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관계자는 “당초 3550억원(지분 100% 기준)의 매각가격을 3000억원 안팎으로 낮추고, 동부그룹이 갖기로 했던 콜옵션을 다른 조건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KTB PE 관계자는 “투자금을 충분히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달 이내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내 PEF 운용사 큐캐피탈은 작년말까지 동부그룹으로부터 3550억원에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기대했던 국민연금 투자가 무산되면서 실패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KTB PE에게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계기다. KTB PE 2000년대까지 업계 토종 강자로 평가받았지만 2012년 웅진코웨이(1조2000억원 규모), 지난해 동양매직(1800억원 규모) 인수를 추진했다 마지막 순간 투자자들을 구하지 못해 딜이 무산되면서 평판과 위상이 추락했다. 자산을 파는 기업의 PEF 재투자와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등을 무리하게 보장한 탓에 결과적으로 기업의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게 만든 조연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지난해 6월 신임 대표로 취임한 박제용 부회장에겐 과거 부정적인 평판을 일소할 수 있는 첫 대형 투자다. PEF 관계자는 “KTB PE가 또다시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실패할 경우 국내 PEF 무대에서 제대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은 동부그룹 구조조정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동부그룹이 당초 약속대로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할 지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협상에 반영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금융권 안팎에서는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배경에 자산 매각 방식과 속도를 놓고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주채권은행)이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동부그룹은 당초 올해 1분기까지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당진발전,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특수강 등 자산을 패키지로 산업은행 PEF에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개별 자산 매각을 우선 추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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