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계열사 사업장 지붕에 태양광발전소
축구장 32개 크기 태양광모듈 7만개 덮여
'에너지 솔루션 사업'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 이태명 기자 ]
LG그룹이 전국 주요 계열사 사업장 19곳에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LG는 다음달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에 19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태양광발전 사업자인 서브원은 이날 한국중부발전과 태양광발전에서 얻는 전기를 공급·판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곳은 LG전자 인천·양산공장과 LG디스플레이 파주·구미공장, LG실트론 이천공장, LG이노텍 광주·오산공장 등이다. 설치 면적은 축구장 32개 크기인 23만1000㎡로, 7만여개의 태양광 모듈이 쓰인다. 국내 지붕형 태양광발전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로써 LG는 이미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 LG전자 창원·구미공장, LG화학 오창공장을 더해 총 23개 사업장에 27.4㎿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게 된다.
LG는 이번 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통해 연간 22.8기가와트(GW) 상당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7600여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생산된 전기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사업장 인근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LG는 한국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주요 사업장 인근에 태양광발전소 운영수익을 이용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춘 ‘행복나눔 발전마을’을 5곳 이상 조성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화력발전소를 운영할 때와 비교해 연간 1만여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며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함에 따라 여름철 사업장 내부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친환경 관련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LG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차세대 성장엔진과 관련해 신사업으로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철저하게 추진하라’로 주문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LG는 LG전자와 LG화학,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을 통해 에너지 저장장치(ESS), 고효율 태양광 모듈, 가스 및 지열 활용 냉난방 시스템, 스마트그리드, 빌딩관리 시스템(BMS), 에너지관리 시스템(EMS) 등의 에너지 생산·저장·사용 등 전 과정에 걸쳐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지붕형 태양광발전소에도 LG전자의 태양광 모듈과 LG유플러스의 전력변환장치(PCS) 등이 쓰인다. LG 관계자는 “올해 서울 마곡지구에 착공하는 융·복합 연구개발(R&D) 기지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도 그룹 내 첨단 에너지 솔루션 역량을 한데 모아 지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