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보조금 대란'을 둘러싸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정면 충돌했다.
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보조금 대란이 벌어진 지난 11일 번호이동 건수는 총 10만9112건(알뜰폰 제외)으로 집계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삼는 수치(일 2만4000건)의 5배에 육박한다.
논란은 지난 주말 삼성 갤럭시S4 LTE-A(출고가 95만4000원)에 보조금이 최대 120만원 지급 되면서 시작됐다. 출고가 보다 보조금이 더 높게 책정되는 마이너스 폰이 출현한 셈이다. 이어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등이 9~1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번호이동 수치가 폭발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LG유플러스가 무리한 목표를 세워 '보조금 폭탄'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가 올해 '가입자 5%' 성장이라는 영업 목표를 세우고,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는 논리다.
SK텔레콤 측은 "LG유플러스가 110% 포화된 시장에서 5% 성장 목표를 밝힌 것은 사실상 무한 보조금 과열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목적으로 달성하려면 매달 4만5000명의 순증을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최근 영업현장에서 하루에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 1만명을 목표로 내걸고, 신용 불량자까지 가입대상으로 삼았다"고도 주장했다.
SK텔레콤은 또 LG유플러스가 지난해 4조7680억원을 무선사업에서 벌어들이면서 2조3380억원의 판매수수료를 지출, 판매수수료 비중이 49%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는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SK텔레콤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하루 최대 800억원을 쏟아부으며 보조금 대란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지난 1~10일간 5069건의 순감을 기록하자 곧바로 '점유율 50% 사수'를 위해 보조금을 퍼부었다"며 "하루만에 이를 만회하면서 다시 한 번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했다"고 했다.
또 SK텔레콤이 방통위 단속이 불가능한 심야시간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떳다방' 보조금을 풀고,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기면 즉시 대응하는 '불바다' 보조금, 개통 가능시간이 지나더라도 다음날까지 밤새 예약가입을 접수받는 '뻗치기' 등 방식을 통해 보조금을 쏟아 부었다고 폭로했다.
SK텔레콤이 시장 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CEO 리스크를 잠재우고, 'LTE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했기 때문으로 봤다. 때문에 SK텔레콤이 지난 2년간 약 7조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주말 KT가 보조금 전쟁에 가세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KT 측은 아직 공식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2.11 보조금 대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방통위는 이통사에게 제재를 경고했다. 방통위 측은 "사상 최대 과징금 처벌을 받고도 과잉 보조금 경쟁을 벌인 이통사에 대해 추가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