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선진국 우량주·글로벌 소비재 펀드 유망…미국 하이일드채권 안정적 수익 기대

입력 2014-02-12 06:57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 완화 정책을 축소(테이퍼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신흥시장은 아르헨티나의 급격한 통화가치 절하(환율 상승) 등으로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은 외환과 채권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았지만 주식시장은 상당한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위기감 고조

미국의 테이퍼링은 앞으로도 매월 논의되고 진행되면서 연말쯤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증시에서 아르헨티나 위기와 중국의 그림자 금융 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으나, 최근 Fed를 보면 신흥국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양적완화 축소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겨울 미국의 한파로 경제 활동이 위축돼 향후 한두 달 경제 지표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고, 신흥국들이 양적완화 축소에 반대하고 있는 점은 향후 테이퍼링 속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선 테이퍼링 영향으로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의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부 신흥국가에 대해 여전히 불안한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에 비하면 신흥국가들이 대외 부채 대비 외환 보유액을 상당한 부분 확보하고 있어 위기감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신흥국가들은 원자재 가격의 조정, 정치적 이슈, 중국의 그림자 금융 등 부담 요인이 있어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금융상품에 투자할 땐 자산별, 투자 지역별로 테이퍼링이 미칠 영향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기 회복세…신흥국 전망 ‘흐림’

먼저 주식을 보면, 미국 시장은 중국 그림자 금융 우려, 일본 엔화의 강세 가능성 등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은 한파로 인해 단기적으로 경제 지표가 부진할 전망이지만, 가동률 상승과 이로 인한 고용 증가 등 경기 회복 추세는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경기 회복세가 미국보다 뚜렷하지 않아 올 들어 주가 조정폭이 미국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추가 조정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로존 금융불안이 완화될 경우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본은 무역 수지 흑자 및 엔화 약세 등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 소비세 인상 예정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일본 주식시장은 부진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신흥국 주식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자금의 재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치 불안 및 미국 양적 완화 축소 등 부담, 중국 경제 성장률의 둔화 전망 등으로 인해 안정성과 성장동력이 확보되지 않은 신흥국가는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 증시는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흑자 등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보다는 미국 등 선진시장의 우량주나 글로벌 소비재에 투자하는 주식형 상품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상품 유형이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선진글로벌리더스&ETF랩(랩어카운트), 하이생활속의선진대표기업(주식형 펀드), 피델리티미국(재간접 주식형 펀드) 등이 선진국 우량주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갖고 있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 투자 유망

다음으로 국채를 보면 선진국은 경제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되기 전까지 금리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신흥국은 자금유출 우려로 채권 금리 상승이 예상되지만, 신흥국 내부의 정치적 안정, 정부 대응 등 변수에 따라 국가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채권은 장기 자산 배분과 이자 수익 차원에서 경제 지표가 개선되는 미국 등의 채권, 특히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 투자자들도 대체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선호한다. 작년 한 해 해외채권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JP모간단기하이일드자는 만기 2년 미만 달러화 표시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 등을 통해 금리 상승과 같은 변수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이외에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쇼트)하는 전략을 쓰는 롱쇼트펀드 등 절대 수익형 상품도 기존 주식 및 채권형 펀드 투자와 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출시되는 롱쇼트펀드는 투자지역이 한국 외에 글로벌, 아시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만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여 단기적으로 반등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은 미국, 한국 등의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상품이 적합해 보인다.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쇼트 펀드에는 증시가 일정 폭 반등한 이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해외 상품이 증가하면서 환율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의 유동성 흡수 및 신흥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며, 경상적자, 높은 원자재 의존도 등으로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임세찬 <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팀장 scim@hanafn.c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