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성형외과서 코성형 잘못해 두달째 의식불명인 여고생

입력 2014-02-11 15:50
수정 2014-02-12 20:19
서울 강남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성형외과병원에서 한 여고생이 쌍커풀 수술을 받던 도중에 의식을 잃고 두 달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사고 이후 병원을 그만두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던 장모양(19·여)은 지난해 12월 9일 어머니와 함께 서울 신사동에 있는 그랜드 성형외과를 찾아 쌍커풀 수술과 코 수술을 받았다. 두 수술을 합해 2시간30분 정도면 마무리되는 간단한 수술이었다. 하지만 장양은 수술실에 들어간 지 7시간만인 오후 10시45분 119구급차에 실려 인근 강남성모병원 응급실에 들어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있다.



장양의 가족들은 △부분마취에 대한 동의만 받은 채로 수술 중 동의 없이 전신마취를 한 점 △수술이 시작된 지 7시간만에 응급실로 후송된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수술 중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게 됐다는 것이 가족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집도한 조모 원장이 사고 직후 병원을 그만두고 전화번호까지 바꾼 상태”라며 “조모 원장과 연락이 닿아야만 정확한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술실에는 집도의 외에도 마취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 5,6명이 함께 들어간다는 점에서 병원 측의 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랜드 성형외과는 지난해 12월 서울 신사동에 지상 15층 높이의 사옥을 준공하고 2개의 지점과 1개의 피부과까지 운영하는 등 이른바 ‘빅 5’로 꼽히는 대형 성형외과병원이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의료시설환경의 질과 환자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허가한 병원급 의료기관’이라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장양의 학교 선후배와 지인 80여명은 11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울 신사동 그랜드 성형외과병원 본점 앞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장 양의 친구인 석정 양(19)은 “장양은 평소에 공부도 잘 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던 친구”라며 “공주대 응급구조학과에 수시로 합격했다고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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