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인기 과학고 추월했네… 이유는?

입력 2014-02-10 11:26
수정 2014-02-10 15:39
4~5월 원서접수 '소신지원' 전략… 떨어져도 과학고·자사고 지원가능


[ 김봉구 기자 ] '과학고보다 영재학교'. 자연계 특목고의 최신 트렌드다. 외국어고가 여전히 국제고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10일 특목고들과 학원가에 따르면 과학영재학교는 전국단위 선발로 인해 학교 소재지 지역에서만 선발할 수 있는 과학고에 비해 더 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다. 모집 시기도 과학고 입학전형 이전에 진행돼 우수학생 '입도선매'가 가능하다.

◆ 과학고 앞서 다단계 전형…4~5월 원서 접수

영재학교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이투스청솔이 발표한 '2014 서울대 고교별 합격자 수 분석'(수시 최종합격 및 정시 최초합격 기준) 자료를 보면 서울대 합격자 30명 이상 배출 고교 가운데 영재학교는 4곳, 과학고는 2곳이었다. 특히 다수 합격자를 배출한 서울과학고(90명)와 경기과학고(74명)는 모두 영재학교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영재학교가 과학고에 비해 우수한 진학 실적을 보이는 것은 전국단위 선발이 가능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신입생 모집 시기도 과학고 이전으로 우수학생들을 먼저 잡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영재학교로 전환한 학교들의 면면을 보면 과학고 가운데도 전통이 있었던 학교들"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영재학교 입시는 4월14일 원서 접수를 시작하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해 서울·경기·대구·대전·광주과학고 등이 4~5월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과학고의 경우 올해 입시방식을 선행학습·사교육을 금지하는 자기주도전형 위주로 개편했다. 입학담당관제로 모집하며 각종 경시대회 수상실적과 인증 성적 반영을 배제토록 한 게 특징이다.

1단계 전형은 학생기록물 평가로 영재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수험생 전원을 선발한다. 2단계는 영재성 검사와 창의성·문제해결력 검사로 정원내모집 200명 내외, 정원외모집 20명 내외를 추려낸다. 최종 3단계에서 실시하는 잠재력 평가와 과학영재캠프, 인성 및 리더십 평가 등을 통해 정원내 120명(우선선발 인원 포함), 정원외 12명 이내를 뽑는다.

◆ 올해 절대평가, A등급 필수…소신지원 가능

올해 입시의 특징은 중학교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 방식 학업성취도로 반영하는 것. A·B·C·D·E 5개 등급으로 평가해 기존 상대평가 9등급제 내신 반영 방법에 비해 1등급 기준이 완화됐다.

그만큼 수학과 과학 과목에서 A등급을 받는 것은 필수다. 입시전문가들은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도 같이 표기되므로 만점에 가까운 원점수를 받아야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자기소개서를 수학·과학 교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수학·과학 담당 교사나 담임교사가 작성하는 추천서는 주로 해당 학생의 인성과 리더십, 학문적 열정 등을 다룬다. 단계별 전형 절차인 영재성 평가와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 과학영재캠프 등은 기출문제와 심층문제를 풀어보며 실전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영재학교는 학교 간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전형 일정이 2단계나 3단계에서 겹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서 접수는 2개교 이상 가능하지만, 1단계 전형 통과 이후엔 각각의 전형 결과와 준비 정도에 따라 지원 학교를 택해야 한다.

오 이사는 "영재학교 입시에 실패하더라도 지역 단위로 선발하는 과학고나 자사고에도 지원할 수 있다"며 "수학·과학 교과에 관심 있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면 소신껏 응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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