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서 이룬 '산골소년'의 꿈…스키점프 노멀힐 개인전 금메달

입력 2014-02-10 10:02
'타트라 산맥'의 작은 언덕을 뛰어다니던 산골 소년이 올림픽 스키점프 금메달리스트로 성장했다.

카밀 스토흐(27·폴란드)는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루스키 고르키 점핑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전에서 278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스토흐는 경기 뒤 AP통신, BBC 등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내가 1위인가,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라고 되물으며 "점프 당시 기분이 무척 좋아 좋은 점수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금메달을 따게 될 줄 몰랐다"고 감격해 했다.

고비는 경기 전에 찾아왔다.

스토흐는 경기 당일 오전 두통과 미열에 시달렸다. 그는 "몸이 좋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의료진이 오전 내내 나에게 매달렸고, 다행히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점프대에 오른 순간부터는 거리낄 것이 없었다.

결선 1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해 최종결선에 진출한 스토흐는 참가자 중 가장 먼 거리인 103.5m를 날아 안전하게 착지했다.

자세점수를 합한 총점에서 278점을 얻은 스포흐는 2위 피터 프레비치(슬로바키아·265.3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1972년 삿포로 올림픽에서 보치에흐 포르투나(62)가 노멀힐 개인전 정상에 오른 이후 42년 만에 폴란드 스키점프 대표팀이 캐낸 금맥이었다.

스토흐는 "나의 우상 포르투나의 뒤를 밟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국경 지역에 있는 타트라 산맥 안 자코파네에서 태어난 스토흐는 6살 때 TV를 통해 포르투나의 예전 경기 모습을 봤다.

스토흐는 "바로 집 앞에 눈으로 언덕을 쌓아 '점핑'을 했고, 9살 때는 자연이 만든 꽤 높은 언덕에서 뛰어내렸다"고 떠올렸다.

10살 때 본격적으로 스키점프를 배운 스토흐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성장했고, 2006년 토리노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0년 밴쿠버에서도 올림픽을 경험한 그는 2011년부터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밴쿠버 대회까지 10위권 밖이었던 스토흐는 2010-2011시즌 월드컵 랭킹 10위에 올랐고, 2011-2012시즌은 5위로 마감했다.

2012-2013시즌 3위까지 치고 올라간 그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는 2013-2014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랐다.

스토흐가 우상으로 꼽는 포르투나의 고향도 자코파네다.

2004년 자코파네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나서며 '제2의 포르투나를 꿈꾸는 소년'으로 소개됐던 스토흐가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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