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 지역에 지난 6일부터 나흘간 내린 80㎝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나흘간 누적 적설량은 진부령 85㎝, 강릉(왕산면) 71.5㎝, 강릉 62.5㎝, 삼척(신기면) 59㎝, 대관령 49.8㎝, 속초 48㎝, 양양 41㎝, 동해 37㎝ 등이다.
현재 강릉 및 동해, 태백, 삼척, 속초, 고성, 양양, 평창, 정선, 홍천, 인제 산간 등 강원도 대부분 지역에는 대설경보, 양구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10일 밤까지 동해안과 산간에 10∼30㎝의 눈이 더 내린다는 예보다.
이번 폭설로 동해안 산간마을은 고립됐고 눈길 사고, 낙상 등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현재 강원지역 산간도로 곳곳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삼척시 미로면∼하장면을 잇는 댓재와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456번 지방도(대관령 옛길)는 월동장구를 장착한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눈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55분쯤 강릉시 강동면 동해고속도로 서울방면 1터널 인근에서 스타렉스 승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운전자 등 6명이 다쳤다. 지난 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도내 119구조·구급대가 출동한 눈길 교통사고는 18건으로 24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눈길과 빙판길에 넘어져 다친 낙상 환자도 21명으로 집계됐다.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시설물 붕괴도 발생했다. 지난 8일에는 강릉시 안현동 양식장 내 비늘하우스와 양양군 서면 서림리 도로공사 현장의 '함바식당' 지붕이 무너져내렸다.
동해안 지역 상당수 학교는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강릉, 양양, 속초, 고성, 삼척 등 5개 시·군 41개 초·중·고등학교는 10일 문을 닫는다. 강릉 율곡중학교와 삼척 장원초교 등 10개 학교는 개학식과 졸업식을 연기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 중단으로 산간지역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강릉과 동해, 속초, 삼척, 정선, 고성 등 6개 시·군의 시내버스 31개 노선은 눈길 사고에 대비, 단축 운행됐다. 운행 차질로 산간마을 주민 발길이 묶였고, 일부 산간지역은 오도 가도 못하는 고립 상태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폭설로 사흘째 휴업 중이다. 속초 설악산과 평창 오대산 국립공원은 주요 등산로의 입산이 나흘째 전면 통제됐다.
폭설 피해 규모는 눈이 그친 뒤 피해조사가 본격화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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