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재 총괄셰프 "일식·한식?…규정되지 않은 나만의 메뉴 만드는 데 집중"

입력 2014-02-07 21:40
수정 2014-02-08 04:20
Luxury & Taste


[ 강진규 기자 ] “감명 깊게 본 영화,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 등에서 새로운 요리의 영감을 얻곤 합니다.”

우오의 총괄셰프인 안성재 셰프(33·사진)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실력파다. 요리의 영역에 구애받지 않아 ‘자유로운 창조자’로 통한다. 이는 그의 삶의 궤적과 무관하지 않다. 안 셰프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요리학교를 졸업한 후 2006년 일본식당에서 요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미국에서 최초로 미슐랭스타를 받은 일식당 ‘우라사와’다. 안 셰프는 “미국에서 스시가 새롭게 소개될 무렵이었다”며 “호기심이 생겨 일식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계이면서 유명 요리사인 코리 리(Corey Lee·한국명 이동민) 셰프의 부름을 받고 2008년 프랑스 식당인 ‘프렌치 론더리’로 이직했다. 이곳에서 수석조리장으로 일하며 프랑스 요리를 배웠다. 안 셰프는 이후 코리 리 셰프가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식 등 아시아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 ‘베누’를 열자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안 셰프의 요리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1년부터 2년간은 모로코 음식을 연구했다. 레스토랑 ‘아지자’에서 일하며 아프리카 향신료를 공부한 것.

안 셰프는 “한국에 온 것도 이 같은 도전의 연장”이라고 했다. “그동안 배웠던 다양한 국가의 요리 기술을 접목해 태어난 곳인 한국에서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당장 꿈꾸고 있는 일은 우오를 정통 스시 전문점에서 종합 레스토랑으로 바꾸는 것. 작년 8월 우오의 총괄셰프를 맡은 뒤 매일 머릿속에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안 셰프는 “날마다 새로운 메뉴가 떠오르고 있다”며 “일식, 한식 등으로 규정되지 않은 나만의 메뉴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셰프는 다음달부터 본인의 이름을 걸고 ‘셰프 테이스팅 메뉴’를 선보인다. 일식을 기본 바탕으로 하되 프랑스 요리, 한식, 동남아시아 음식 등 다양한 국가의 요리를 접목할 계획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