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몰리는 제주…'분양형 호텔' 개발 후끈

입력 2014-02-07 21:12
수정 2014-02-08 04:36
오피스텔처럼 투자하고 월 수익금 받는 방식
시행사 "객실당 1억~2억원대…연수익 8~11%"



[ 김보형 기자 ]
서울 역삼동 한국은행 강남본부 맞은편에 모델하우스를 마련한 분양형 호텔인 ‘제주 센트럴시티 호텔’ 계약자의 40% 정도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9월 분양 이후 2개월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한 ‘제주 라마다 서귀포 호텔’ 역시 계약자의 50%가 강남3구 투자자들이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제주도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며 “오피스텔처럼 투자자들에게 객실을 분양(1억~2억원대)하는 ‘분양형 호텔’이 많은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분양형 호텔 개발 열풍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서초·도곡·양재동 등 강남권에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 모델하우스가 잇따라 개장하고 있다. ‘호텔 리젠트마린 제주’는 오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에 모델하우스를 열기 위해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국제공항과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차로 5~10분 거리인 건입동에 들어서는 분양형 호텔이다.


제주시 함덕리 함덕해수욕장 인근 일대에 지어질 ‘제주 함덕 라마다’도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환승역인 양재역 주변에 견본주택을 짓고 있다. 최근 객실 분양에 나선 ‘제주 엠스테이 호텔’(3호선 매봉역·도곡동)과 ‘코업시티 호텔 제주비치’(7호선 논현역·논현동)도 강남권에 둥지를 틀었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도 ‘아크로뷰’ 호텔이 8월 개장을 앞두고 분양 중이다.

제주 분양형 호텔들이 강남권에 견본주택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투자자층의 대부분이 이들 지역에 몰려 있어서다.

제주도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면서 작년에는 전체 방문객이 1085만명을 기록했다. 5년 새 87% 가까이 급증했다. 강남권 투자자들이 ‘분양형 호텔’을 주목하는 이유다. 객실을 분양받으면 오피스텔처럼 매달 일정액의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 오피스텔의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이들 호텔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1년 1분기 연 6.16%였던 전국 평균 오피스텔 수익률은 작년 4분기 5.88%까지 하락한 상태다. 분양가가 비싼 서울은 연 5%를 간신히 넘는다.

○입지·분양가 잘 살펴야

최근 분양에 나선 제주 분양형 호텔들은 입주 이후 1년간 연 수익률 8~11%를 내세운다. 시행사는 투자자들에게 객실을 분양하고, 운영은 호텔전문업체에 맡겨 수익금을 돌려주는 구조다. 또 콘도 회원권처럼 연 7~10일간 숙박권도 제공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작년에는 6곳, 1443실의 분양형 호텔이 쏟아졌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3곳, 1000여실이 분양 대기 중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단기간 급증하고 있는 만큼 입지와 분양가를 상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000만~1300만원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 오피스텔(3.3㎡당 1700만원대)보다는 낮지만 향후 수익률이 제각각인 만큼 투자할 때는 현장방문 등을 꼼꼼히 해야 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