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초적인 요약을 마치고 본격적인 유형탐구에 들어가게 되었네요. 물론 아직까지는 요약이 더 중요한 시기이긴 합니다. 아직 요약을 제대로 하기엔 실전 훈련이 턱없이 부족할테니까요. 그러므로, 유형을 익히는 와중에도 꾸준히 요약은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요약을 잘한다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요약을 못하는데 답을 정확히 적을 수가 없거든요. 그러므로, 요약에 대한 기초는 확실히 다진 채 이제부터 하나씩 유형을 익혀나가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배울 요약은 가장 기초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통점 찾기 유형입니다. 기초적인 유형은 총 4개가 있습니다. 공통점 찾기, 비교하기, 설명하기, 비판하기가 그것이지요. 저 순서대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구조를 살펴보자면 공통점 찾기와 비교하기, 설명하기와 비판하기가 한 쌍을 이룹니다. 뭐 길게 말씀드릴 필요없이 바로 설명해드려야겠지요? 다만, 여기서 이 유형을 익히기 전에 결론을 두는 위치에 대해 짧게 말하고 갈게요.
결론의 위치
꼭 논쟁이 되는 부분은 아닙니다만, 매년 쏟아지는 그 무수한 답안지를 보면 답안의 형태가 색다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통점 찾기나 비교하기는 두괄식 결론을 채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결론을 앞에 던져놓고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를 각 제시문을 요약하면서 뒤에서 보충설명하는 구조인 셈이지요. 하지만, 대략 20~30%의 학생들은 미괄식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답만 맞으면 무방합니다만, 2007년 이후 논술 문제의 흐름을 보았을 때, 확실히 ‘빠른 채점, 빠른 당락 결정’을 위해서 <답이 정해진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했든 답을 정해놓고 문제를 만든 셈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그 답을 맞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답을 어디에 배치해 놓아야 할까요? 그렇지요. 맨 앞에 던져놓음으로써 ‘채점자님, 제가 답을 이렇게 당당히 맞혀냈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결론을 앞에 세워두는 두괄식을 쓰게 된 것이지요. 이것이 현재 주도적인 구조입니다. 마지막에 쓴다고 이상하다고 할 것은 없지만,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비효율적인 구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칫, 내용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제시문 (가)와 (나)가 기계적으로 연결되고, 마지막에 ‘그러므로’로 연결되는 답이 꼴랑 한 문장만 나오기에는 ‘왜 그런지’에 대한 부연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거든요. 그러면, 다시 왜 그게 답이 되는지 설명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가)나 (나)의 내용이 다시 반복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비효율적입니다. 제가 앞으로 설명드릴 대부분의 유형은 두괄식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물론, 설명하기나 비판하기의 경우 제시문 수나 조건에 따라 미괄식을 취할 수도 있으나 원칙은 여전히 두괄식입니다. (뒤에 나오지만, 두괄식에도 정방향과 역방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할 필요는 있습니다.)
공통점 찾기 유형
우선 공통점 찾기 유형의 문제조건부터 살펴보지요. 공통점 찾기 문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걸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특정 주제에 관한) 두 제시문의 공통된 관점을 서술하시오.
여기서 특정 주제는 던져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당연히 먼저 주어져 있는 것이 한결 더 편합니다. 채점하는 사람도, 답을 쓰는 사람도. 이게 주어지지 않으면 답이 매우 다양한 갈래로 나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 이화여대 문제들을 보면, 사람들마다 답이 엇갈리는 경우가 매우 많았지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게 좋은 방식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문제에 대해 갖는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대부분의 공통점 찾기 유형에서 주제를 미리 한정지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저 조건(질문)에 대해 답을 찾겠지요. 그 답은 물론 S+V(주어+동사)형태로 정리됩니다. 문제조건은 정확하게 답안에서 재생산되어야 합니다. 공통된 관점을 물었으니, 당연히 공통된 관점은 무엇이라고, 혹은 공통적으로 어떤 관점을 갖고 있다고 써야지요.
“두 제시문은 S+V한다는 공통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제시문 (가)와 (나)는 공통적으로 S+V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말했다시피, 두괄식으로서 이 결론이 가장 앞에 등장하게 됩니다. 채점자가 이걸 보고 정답인지 아닌지를 가려내게 되지요. 그리고 나서 왜 그런지 (가)와 (나)를 끌어와서 부연설명을 하는 구조입니다. 기본 구조상 이런 얼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으로 모아진 두 개의 화살표는 결국 <공통된 관점>이라는 결론을 향하여 내연끼리 연결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문제의 결론은 내연에서 추출되는 것이므로 내연(가)와 내연(나)가 합쳐져서 결론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지요. 당연히 (가)의 내연은 결론과 연결이 되어야 하고 (=그에 합당한 내용이 필요하고) (나)의 내연 역시 결론과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공통분모가 되는 요소들이 각 내연과 결론에 들어가 있어야 글의 연결성(통일성)이 완성되는 것이죠. 아마도 그것들은 특정한 단어와 같이 키워드로 보여질 것입니다. 여기서 그럼 공통점 찾기의 주의사항을 살펴보죠.
주의사항 (1) : 내연과 전체 결론의 긴밀한 연결성
이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외연과 내연의 관계가 갖는 타당성처럼, 내연과 결론 사이에도 타당성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말이지요. 그러므로, 우선 공통된 관점을 찾았더라도 그것이 내연과 어느 정도 관계가 성립되는가를 반드시 확인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제시문의 일방적인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그보다 상위의 개념을 씁니다.
주의사항 (2) : 서로 다른 듯 같은 내연
더군다나, 각 내연은 서로 다른 내연으로부터 나왔으니 서로 다른 어휘를 사용한, 비슷한 방향의 내연이어야 합니다. 이것도 학생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 얼른 어휘의 양도 늘려야겠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직접 원고지에 쓸 때의 구조를 알아보지요. 물론, 이미 말했다시피 결론부터 먼저 씁니다. 그렇게 되면서, 결론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즉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가?”를 뒤이어 오는 두 제시문이 보여주는 형태가 됩니다. 자, 정리하자면 답을 찾는 행위야 제시문의 외연과 내연을 통해 가능하지만, 답안을 쓸 때는 거꾸로, 즉 결론부터 진행하는 것입니다.
외연과 내연의 순서는 (당연히)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제시문 요약을 꼭 2문장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패턴대로 하세요. 분량에 맞게 3문장으로 해도 무방하지요.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문단수는 꼭 3문단인가요?!’ 아니요! 그것은 분량에 달려있는 문제랍니다. 분량이 짧다면 문단 수를 줄이겠지요! 그러므로, 현재 보편화되어 있는 구조를 보면 3문단을 쓰는 학생들이 대략 60%, 나머지 40% 정도는 두 문단- 즉, 결론을 한 문단으로 두고 나머지는 모두 묶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보자면, 위 답안 구조는 결론 이후에 <외연+내연><내연+외연>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답안구조입니다. 내연이 맞부딪히게 되면서, 비교를 하거나 공통점을 찾을 때 확실하게 답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거든요. 중간에 <이와 마찬가지로>라든지, <이와 반대로>를 넣으면서 채점자에게 매끄럽게 강조점을 드러내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와 마찬가지로>라는 연결구는, 반드시 내연과 내연이 맞닿아 있을 때 쓸 수 있답니다. 만일 (가)의 내연과 (나)의 외연을 연결하려고 하는데, 그걸 쓰게 되면 서로 다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붙인 셈이 되지요.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세부적인 연결까지 신경쓰는 모습이야말로 하나의 글을 좀 더 완결되게 쓰려는 노력의 흔적이겠지요?
그럼 다음 시간에는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답안이 작성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 배운 공통점 찾기의 기본 이론에 대한 <정리된 PDF>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학교 이름과 학생 이름을 적어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이용준 <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a> >